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거침없는 조원태 반격, 조현아 흔적 없앤다

공유
0

거침없는 조원태 반격, 조현아 흔적 없앤다

송현동땅·왕산레저개발 매각에 이어 조현아 사업인 ‘호텔’도 매각 나서
KCGI 보란 듯 ‘지배구조 개선’ 나선 조 회장, 이사회 의장도 내놓을 듯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대한항공]이미지 확대보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대한항공]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가(家)의 경영권 분쟁 방아쇠를 당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겨냥해 날 선 칼날을 빼 들었다.

한진그룹의 호텔·레저 사업에 대해 조 회장이 대대적 손질에 나서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진의 송현동 땅과 왕산레저개발 매각에 이어 추가로 칼호텔네트워크 소유의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부지도 매각하기로 했다.

지주사인 한진칼은 7일 이사회를 열어 이같은 재무구조 개선 방안과 지배구조 및 경영 투명성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호텔 레저 사업은 조 전 부시장이 그간 애착을 갖고 진두지휘해 온 사업이다. 지난해 조 회장의 호텔 레저 사업 매각 언급에 경영권 분쟁이 촉발됐다는 게 중론이다. 조 회장이 호텔‧레저 사업 매각 카드를 꺼내 들면서 한진가의 경영권 분쟁이 본 게임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조현아 겨냥, 호텔·레저 사업 구조 개편…저수익·비주력 사업 매각

한진칼 이사회는 이날 대한항공이 소유한 송현동 부지, 왕산레저개발 지분의 연내 매각을 위해 매각 주간사를 선정키로 한 데 이어, 칼호텔네트워크 소유의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부지도 매각하기로 했다.

또한 한진그룹은 윌셔그랜드센터 및 그랜드하얏트인천 등도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지속적인 개발·육성 또는 구조 개편의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한진측은 “그룹내 호텔·레저 사업을 전면 개편키로 한 것은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故조양호 전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이 심혈을 기울여 온 사업이다. 재무건전성을 명분으로 삼고 있지만, 이면에는 호텔 레저 사업 매각으로 조 전 부사장의 복귀를 완전히 차단하기 위한 다중 포석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한진그룹은 그룹사가 영위하고 있는 비핵심 및 저수익 사업도 과감하게 정리하고 핵심 역량인 수송에 집중키로 했다.

◇이사회 의장 내놓은 조원태, 경영투명성 높인다

한진그룹은 그룹 지배 구조를 개선하고 경영의 투명성을 더욱 높여가기로 했다. 이날 한진칼은 이사회 규정을 개정, 대표이사가 맡도록 되어 있는 이사회 의장을 이사회에서 선출하도록 했다.

이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경영을 감시하는 이사회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현재 조 회장은 한진칼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동시에 맡고 있다.

또 한진칼은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키로 했다.

조 전 부사장의 ‘반조원태’ 연합군인 KCGI를 겨냥한 조치로 해석된다. 그간 KCGI는 한진의 경영투명성 제고와 재무구조 개선을 줄곧 요구해 왔다.

앞서 한진칼은 지난해 11월 이사회에서 회사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주주권익 보호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거버넌스 위원회와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보상위원회를 설치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