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한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중간재 비중이 크고, 소비 부진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주된 우려 요인으로 꼽고 있다.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한 곳은 옥스퍼드대 산하 연구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로, 올해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0.5%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외 소시에테 제네랄과 JP모건 체이스가 각각 1.7%, 1.8%로, 2%를 밑도는 수출 증가율을 예상했다.
이런 수치는 정부가 지난해 말 2020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제시한 3.0%보다 낮은 것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이달 초 내놓은 별도 보고서에서 "한국 1월 상품 수출이 1년 전보다 6.1% 감소하며 1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부진한 세계 교역을 반영한 것인데 이런 현상이 중국의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으로 악화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신종코로나 확산에 따른) 중국 공장의 폐쇄가 한국의 중간재 수요에 압력을 가하면서 한국의 2월 수출은 분명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한국의 중국산 중간재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위험요인으로 꼽는다.
핵심 중간재 수입 가운데 중국산 비중은 28.4%로, 베트남(41.6%), 필리핀(30.8%)에 이어 3번째로 높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베트남 다음으로는 한국과 필리핀 경제가 코로나바이러스에 취약하다"며 "한국의 자동차나 전자제품, 일본의 섬유 등 중국 생산업체에 기대고 있는 아시아 생산업체가 특히 중국 산업생산 차질에 취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반도체 등 전자제품과 유통 등이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라 타격을 받을 업종으로 꼽힌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6일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이 중국 안팎에서 소비심리와 소비지출을 위축시키고 생산·공급망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수 산업의 한국 기업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서는 국내 기업 가운데서도 유통, 자동차, 반도체·전자, 정유, 화학, 철강 산업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출과 설비투자가 한국의 성장률을 견인하는 주요 동력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성장률 전망 역시 어두워진 상황이다.
이미 일부 IB와 해외 연구기관은 한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한국의 올해 GDP 성장률을 2.5%에서 1.5%로 대폭 낮췄다. 조정 폭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신흥국 가운데 3번째로 컸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경우에도 한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2%에서 2.0%로 낮췄다.
JP모건도 올해 성장률 전망을 2.3%에서 2.2%로 낮췄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