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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로 한국 수출·투자전망 줄줄이 하향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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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로 한국 수출·투자전망 줄줄이 하향조정

세계 주요 투자은행·해외 경제연구기관 "中 중간재 의존도 높아 취약"
무디스 "유통·자동차·반도체 등 영향"… 1분기 성장률 마이너스 전망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23번째 확진자의 롯데백화점 명동점 방문이 확인된 지난 7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명동점에서 한 관계자가 임시휴점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23번째 확진자의 롯데백화점 명동점 방문이 확인된 지난 7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명동점에서 한 관계자가 임시휴점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이 확산하면서 세계 주요 투자은행(IB)과 해외 경제연구기관들이 한국의 올해 수출과 투자 증가율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이들은 한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중간재 비중이 크고, 소비 부진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주된 우려 요인으로 꼽고 있다.
9일 블룸버그가 집계한 투자은행(IB)과 경제연구기관 등의 올해 한국 수출 증가율 전망치는 2월 응답 평균 2.1%로, 전월(2.3%)보다 0.2%포인트 내렸다.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한 곳은 옥스퍼드대 산하 연구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로, 올해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0.5%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외 소시에테 제네랄과 JP모건 체이스가 각각 1.7%, 1.8%로, 2%를 밑도는 수출 증가율을 예상했다.

이런 수치는 정부가 지난해 말 2020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제시한 3.0%보다 낮은 것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이달 초 내놓은 별도 보고서에서 "한국 1월 상품 수출이 1년 전보다 6.1% 감소하며 1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부진한 세계 교역을 반영한 것인데 이런 현상이 중국의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으로 악화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신종코로나 확산에 따른) 중국 공장의 폐쇄가 한국의 중간재 수요에 압력을 가하면서 한국의 2월 수출은 분명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당장 중국으로부터의 중간재 수입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인 데다가, 점차 소비가 줄어들면서 산업이 위축되고 장기적으로는 설비투자 감소로 이어지리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한국의 중국산 중간재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위험요인으로 꼽는다.

핵심 중간재 수입 가운데 중국산 비중은 28.4%로, 베트남(41.6%), 필리핀(30.8%)에 이어 3번째로 높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베트남 다음으로는 한국과 필리핀 경제가 코로나바이러스에 취약하다"며 "한국의 자동차나 전자제품, 일본의 섬유 등 중국 생산업체에 기대고 있는 아시아 생산업체가 특히 중국 산업생산 차질에 취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반도체 등 전자제품과 유통 등이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라 타격을 받을 업종으로 꼽힌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6일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이 중국 안팎에서 소비심리와 소비지출을 위축시키고 생산·공급망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수 산업의 한국 기업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서는 국내 기업 가운데서도 유통, 자동차, 반도체·전자, 정유, 화학, 철강 산업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출과 설비투자가 한국의 성장률을 견인하는 주요 동력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성장률 전망 역시 어두워진 상황이다.

이미 일부 IB와 해외 연구기관은 한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한국의 올해 GDP 성장률을 2.5%에서 1.5%로 대폭 낮췄다. 조정 폭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신흥국 가운데 3번째로 컸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경우에도 한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2%에서 2.0%로 낮췄다.

JP모건도 올해 성장률 전망을 2.3%에서 2.2%로 낮췄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