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삼지연극장에서 진행된 설 명절기념공연을 김정은, 리설주, 김여정 등과 함께 관람하는 김경희의 모습이 공개되면서 관련 분석들이 잇따르고 있다.
김경희는 당시 이미 신부전증, 고혈압, 뇌종양, 발가락 문제 등으로 수술과 치료를 받는 상황이었다.
김경희는 2012년에 싱가포르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고, 이듬해 5월에는 파리에서 뇌종양으로 치료를 받았으며, 같은해 9월부터 11월까지는 러시아에서 발가락이 휘는 문제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2013년 12월 12일 남편 장성택이 반역죄로 처형된 사흘 뒤 발표된 김국태 당중앙검열위원회 위원장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후 스위스에서 치료를 받고 귀국했지만 건강이 더 나빠져 장기간 입원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엔 병사 또는 독살 등 사망설이 끊이지 않았다.
미국 CNN은 2014년 11월 강성산 전 북한 총리의 사위인 탈북자 강명도씨의 말을 인용해 "김경희가 남편인 장성택이 처형된 뒤 며칠 지나지 않아 김정은 제1비서와 전화통화를 하던 도중 세 번째 뇌졸중을 겪었으며 병원에 입원했지만 결국 숨졌다"고 전했다.
CNN방송은 또 2015년 5월 서울발로 내보낸 보도에서 전 북한 고위 당국자 출신의 탈북민 박모씨(가명)를 인용해 김경희가 독살됐다고 전했다.
박씨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5월 5일 혹은 6일에 김경희를 독살하라는 김정은의 지시가 친위부대인 974부대에 비밀스럽게 내려갔다"며 "이제는 고위급 인사라면 다 아는 사실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김경희가 노골적으로 장성택의 처형에 대한 불만을 지속적으로 제기하자 김정은이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산케이신문도 지난 2018년 10월 김경희 사망설을 보도했다. 북한 내부 정보를 통해 확인한 내용이라며 '김경희가 2018년 10월 지병으로 사망했고, 김정은이 공표하지 말라는 함구령까지 내렸다'고 전했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은 2017년 8월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를 통해 김경희가 평양 근교에서 은둔하며 신병치료 중이라고 밝혔고 통일부는 그가 2019년 4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대의원에 선출된 것으로 파악했다.
김경희가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다시 등장한 것은 장성택 처형과 김 위원장 이복형 김정남 암살 이후 김 위원장 가족의 불화와 갈등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백두혈통의 결속을 대외적으로 뽐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맞선 김 위원장의 정면 돌파전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반역자' 장성택 부인이라는 꼬리표와 건강상 등의 이유를 고려할 때 실질적 권한은 없지만, 상징적 의미는 큰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