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겨울 성수기'라 불리는 지난 1월과 2월은 예년과 다르게 '아사(餓死) 지경'에 빠졌다. 지난해 일본제품 불매운동 후유증에 우한 폐렴으로 여행객이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으로 떠나려는 우리 국민은 물론 한국을 찾는 해외 여행객 발길마저 크게 줄었다.
여기에 이달 남은 기간 여행을 계획한 사람들의 취소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 우한 폐렴 발생 국가와 확진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북미와 유럽으로의 여행도 감소 중인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여행업계가 존폐의 기로에 서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특히 관련 일자리가 크게 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우한 폐렴 사태 이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015년 발표한 '메르스 사태에 따른 관광산업 영향과 대책'을 보면 2015년 메르스 영향으로 관광업 일자리 3만4000개가 사라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여행사들이 다양한 자구책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하나투어는 이달 초 업무시간을 줄여 임금을 낮추는 '일자리 나누기'를 도입했고 모두투어는 시간선택제, 주 3~4일제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장기 휴가 계획을 공지했다.
레드캡투어는 지난달 말부터 검토한 희망퇴직 절차를 밟고 있으며 자유투어는 경영 악화로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KRT여행사의 경우 중국팀에 한해 최소 필요 인력을 제외하고 임직원들이 이달 한 달간 무급휴가 중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긴급지원 정책이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ATA는 여행사 손실을 정부가 지원해줄 것을 최근 공식 건의했다. 정부 역시 여행업계가 위기에 직면한 만큼 이달 중 대책을 마련해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가 항공업계 단계별 지원방안을 검토하기로 결정한 것을 고려하면 여행업계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도 시행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한 폐렴이 중국 등에서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예약 취소는 늘고 새로운 예약은 거의 없는 상태다. 여행업계 전체의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다양한 자구책이 등장하고 있으며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황재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oul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