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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증축 날개 단 리모델링…‘첩첩산중’ 재건축 대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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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증축 날개 단 리모델링…‘첩첩산중’ 재건축 대안될까

송파 성지아파트, 013년 수직증축 허용 이후 첫 사업계획승인
업계, “수직증축 활성화 위해 내력벽 철거 기준 완화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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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성지아파트 리모델링사업 투시도. 사진=포스코건설
정부의 규제로 주택 재건축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리모델링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최근 서울 강남에서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단지가 국내 처음으로 사업계획 승인을 받으며 향후 리모델링 시장 전망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10일 리모델링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송파동에 위치한 성지아파트는 리모델링사업 개시 10여 년 만에 송파구로부터 수직증축 사업계획을 승인받았다. 아파트 층수를 높이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의 사업 계획이 통과된 것은 지난 2014년 정부가 수직증축 방식을 허용한 이후 성지아파트가 처음이다.

수직증축은 지은 지 15년 이상 된 공동주택을 현재 층수에서 최대 3개 층까지 올릴 수 있고, 가구 수도 최대 15%까지 늘리는 리모델링 방식이다.

기존 동 배치를 유지하면서 가구 수를 늘릴 수 있고, 더 많은 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다만, 수직증축 방식은 2차 안전진단과 두 차례의 안정성 검사를 추가로 받아야 한다.

성지아파트 외에 수직증축을 추진 중인 단지는 강남구 개포동 대청, 서초구 잠원동 한신로얄, 경기 분당신도시 매화마을 1단지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단지는 12차 안전성 검토, 12차 안전진단 등을 비롯한 절차가 까다로워 좀처럼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송파 성지아파트가 처음 리모델링을 추진한 것은 2008년이다. 이 단지는 당시 일대일 리모델링(일반분양을 통한 수익이 없는 리모델링 방식)을 추진하다가 2010년 주택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이후 주택법 개정으로 사업성이 크게 향상되자 2015년 사업이 재개됐다.
성지아파트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지상 15층 2개동 298가구에서 지상 18층 2개동 340가구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기존 전용면적 66, 84가 각각 80, 103로 넓어지고, 가구당 0.66대로 부족했던 주차공간은 가구당 1.21대(지하3층)로 확대된다. 증축을 통해 새로 늘어나는 42가구(전용면적 103)는 일반분양된다.

정부도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의 보편화를 위해 팔을 걷어 붙이고 있다.

한국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은 지난해 말 ‘노후 공동주택 수직증축 리모델링 실증사업’에 참여할 단지를 공모했다. 이번 사업은 국토교통부 등 정부 지원으로 개발한 수직증축 리모델링 기술을 실제 단지에 적용하는 프로젝트이다.

지난달 20일 마감된 공모에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잠원훼미리아파트, 경기 안양시 평촌 목련3단지 등 5개 단지가 지원했다. 국토기술진흥원은 이 가운데 3곳(설계진행단지 2곳착공예정단지 1곳)을 실증단지로 선정할 예정이다. 실증단지로 선정되면 국토부의 재정 보조를 받아 2022년까지 2~3개 층을 수직증축할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수직증축 활성화를 위해서는 ‘내력벽 철거’ 기준이 완화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내력벽은 건축물 무게를 지탱할 수 있도록 설계된 벽으로, 내력벽을 손대지 못하면 건물 구조에 따라 증축에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당초 국토교통부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위한 내력벽 철거 허용 여부를 지난해 3월에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연말로 연기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수행 중인 안전성 실증실험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리모델링 업계에선 내력벽 철거 기준이 완화되지 않으면, 공간 설계를 바꾸기 어려워 리모델링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리모델링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규제로 리모델링 추진 단지가 늘고 있지만 안전성, 사업성 등의 문제로 사업 추진이 원활하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리모델링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내력벽 철거 허용, 구조 안전성 통과 여부 등 넘어야 할 변수가 많다”고 말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