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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기술 한국 대표주자 LG디스플레이, 암흑 딛고 다시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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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기술 한국 대표주자 LG디스플레이, 암흑 딛고 다시 빛난다'

“OLED 효과 본격화로 하반기부터 실적 살아날 것”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OLED 팹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이미지 확대보기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OLED 팹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지난해 중국 업체들의 물량공세에 따른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실적 한파를 맞았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손꼽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앞세워 글로벌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과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기술 한국'의 진가를 알리고 있는 LG디스플레이 역시 지난 한 해는 우울한 날의 연속이었다. 다만 LG디스플레이는 올해 OLED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어서 암흑의 터널을 벗어나 화려하게 빛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 연간 실적 전망. 자료=한화투자증권이미지 확대보기
LG디스플레이 연간 실적 전망. 자료=한화투자증권

◇LG디스플레이, ‘LCD 물량공세’에 작년 4분기 연속 적자…'암흑 터널 통과 중'

LG디스플레이는 지난 4분기에 충격적인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4217억 원, 영업손실 422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에 비해 10% 늘었지만 2018년 4분기 대비 8% 줄었다. 4분기 영업이익은 2018년 4분기에 비해 적자로 돌아섰다.

LG디스플레이의 4분기 실적 악화는 LCD 생산라인 구조조정과 중소형 플라스틱 OLED(P-OLED) 본격 양산에 따른 비용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파주 8세대 LCD TV 전용 팹(Fab·반도체 제조공장)을 정리하고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에도 나섰다.

재무상태도 악화됐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 4분기 16000억 원 자산을 손실 처리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OLED 조명사업 철수 2000억원 ▲P-OLED 사업 악화 비용 14000억원이다. 4분기 부채비율은 3분기 대비 24%포인트 확대된 185%를 기록했다. 4분기 순차입금 비율도 3분기 대비 7%포인트 늘어난 81%를 기록했다.

사실 LG디스플레이의 실적 악화는 지난 2018년부터 감지됐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7년 연간 영업이익이 2016년 대비 87.7% 증가한 24616억 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지난 2018년에는 중국 업체들의 LCD 물량공세 본격화로 연간 영업이익이 929억 원에 그쳐 2017년보다 무려 96.2%가량 내려앉았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부터는 분기 영업이익이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그 어느 때보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중국 OLED 팹의 본격 양산과 P-OLED 사업의 거래선 확대로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이미지 확대보기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중국 OLED 팹의 본격 양산과 P-OLED 사업의 거래선 확대로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LGD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OLED’효과로 올해 실적 살아난다

다만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중국 OLED 팹의 본격 양산과 P-OLED 사업의 거래선 확대로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중국 광저우에서 연간 600만대 안팎 규모로 OLED 패널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수 년 전부터 OLED 패널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2012년 세계 최초로 TV용 대형 OLED 패널 양산에 성공한 LG디스플레이는 연간 4조~5조 원에 달하는 설비 투자 중 절반 이상을 OLED에 집중해 현재 세계에서 유일한 B2B(기업간 거래) OLED 패널 공급 업체로 발돋움했다. 이를 통해 LG디스플레이로부터 OLED 패널을 공급받는 LG전자는 지난 2013년부터 OLED TV를 생산해 지난해 상반기 전 세계 누적 판매량이 600만대를 넘어서는 쾌거를 달성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5조 원을 투자해 설립한 중국 광저우 8.5세대 공장 가동과 함께 경기도 파주 P10 공장 내 10.5세대 대형 OLED 공장에 3조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결정하는 등 OLED 대세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동희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전무)는 지난달 31일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는)중국 OLED 팹 생산이 확대돼 대형 OLED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P-OLED 사업도 상반기 출하가 본격화된 오토용 디스플레이 제품과 함께 스마트폰 수요 등에 힘입어 하반기 이후부터는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의 기회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업계 역시 올해 LG디스플레이 사업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CD 패널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섰고 파주 스마트폰 OLED 패널 공장(E6) 라인의 양산이 개시되는 등 LG디스플레이의 대내외 여건이 급변하고 있다"라면서 "광저우 라인의 가동과 최근 진행 중인 생산라인 효율화도 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수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적자가 가장 큰 LCD TV와 모바일 패널 부문이 올해 고정비 부담이 크게 낮아지고 수익성 개선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라며 "패널 출하가 급증하는 하반기에는 OLED TV 패널이 흑자로 돌아서고 모바일 OLED 사업 역시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CEO(사장)가 'CES 2020' 개막을 앞둔 지난달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정호영 LG디스플레이 CEO(사장)가 'CES 2020' 개막을 앞둔 지난달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증권가 “‘정호영 효과’, 실적 개선 기폭제 될 것”


특히 지난해 회사 대표이사(CEO)가 정호영 사장(59)으로 교체된 점도 LG디스플레이 실적 반등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9월 한상범 전()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 정호영 당시 LG화학 사장을 새로운 CEO로 선임했다.

구원투수로 등판한 정 사장은 취임 직후 근속 5년차 이상 기능직(생산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대대적인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고강도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또한 정 사장은 LG디스플레이의 전체 임원의 25%를 감축하고 LCD 패널 부문 조직 인력을 대형 OLED와 P-OLED 사업으로 전환 배치하는 등 OLED 사업을 중심으로 조직재편에 나섰다.

정 사장은 지난달 6일 세계 가전 기술 전시회 'CES 2020'이 열린 미국 네바다주(州) 라스베이거스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올해는 대형과 중소형을 합쳐 올레드 패널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 가까이 될 것"이라며 "TV용 패널 시장에서 고객사 숫자를 늘리기 보단 프로모션을 통해 올레드 기반 라인업 확대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CEO 교체 이후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경영을 펼쳐 자본조달 우려를 낮추고 있다"라면서 "OLED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하반기부터 CEO 교체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85년 당시 금성소프트웨어()라는 상호로 설립된 LG디스플레이는 1998년에 LG전자()LG반도체()로부터 LCD 사업을 이어받아 박막 트랜지스터 액정 디스플레이(TFT LCD)와 OLED 제품의 생산과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펼치고 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