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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日 기업들 해외 생산거점 채산성 악화로 국내 유턴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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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日 기업들 해외 생산거점 채산성 악화로 국내 유턴 봇물

마쓰다·시세이도·파나소닉·캐논 등 해외 생산공장 문 닫아
日 경제침체 길어지면서 임금 상대적으로 싸진 점도 작용

타이 수도 방콕의 야경.이미지 확대보기
타이 수도 방콕의 야경.
마쓰다, 시세이도(資生堂), 파나소닉, 캐논 등 많은 일본기업들이 해외에서 국내로 유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생산거점의 채산성이 악화된 점이 직접적인 이유이지만 일본경제의 침체가 길어지면서 일본 임금이 상대적으로 싸진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18일(현지 시간) 재팬비지니스프레스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중국과 동남아로부터 철수해 일본 국내에 생산거점을 이전하는 일본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가야 게이이치(加谷 珪一) 경제평론가는 일본 국내의 고용이 증가하는 것은 좋은 점이지만 이는 일본이 가난하게 되고 있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며 솔직하게 기뻐할 수 있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본자동차업체 마쓰다는 생산거점의 일부를 일본으로 옮겼다. 태국은 일본자동차업체로서 주요한 해외생산거점 중 하나이며 마쓰다뿐만 아니라 도요타와 혼다 등 각사가 태국 현지에 공장을 세워놓고 있다. 마쓰다로서는 태국의 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오스트레일리아로 수출하고 있지만 일부를 국내 생산으로 전환한 것이다.

마쓰다가 태국으로부터 국내에로의 생산을 이전시킨 이유는 태국의 통화 바트가 상승해 현지 생산의 채산성이 악화한 때문이다. 2012년에는 1바트당 1.5엔정도였지만 이후 태국 경제의 순조로운 성장에 따라 바트 가치도 상승해 최근에는 1바트당 3.6엔까지 올랐다.

그러나 일본 국내로 이전한 이유는 단순히 환율문제만이 아니다. 태국과 중국 등 아시아권 내의 임금이 최근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으며 아시아가 더이상 저코스트 지역이 아니라는 점이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최근 2~3년간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의 생산거점을 일본 국내로 유턴하는 움직임에 눈에 띈다.

시세이도는 신공장을 국내가 아니라 일본 국내에서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해도 후쿠오카(福岡)현에서 새롭게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유니참은 후쿠오카현에서 신공장을 건설할 뿐만 아니라 라이온도 가가와(香川)현에 공장건설을 진행중이다. 이 밖에 파나소닉과 캐논, TDK 등도 일부 생산거점을 중국 등에서부터 일본으로 이전하고 있다.

지난 2018년도 제조기반 백서에 따르면 과거 1년간 국내 생산으로 유턴한 케이스가 있는 기업은 전체의 14.3%였으며 지난 2016년 조사와 비교하면 2.5%포인트 증가했다. 일본 국내생산에 유턴하기 전의 지역은 중국과 홍콩이 62.2%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이어서 태국(10.8%), 베트남(6.3%) 순이었다. 큰 틀로서는 중국에서의 생산을 일본 국내로 이전하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 중국과 일본의 단위노동 코스트는 이미 역전


일본 기업들이 일본으로부터 아시아 각국에 생산거검을 이전해왔던 이유는 일본 국내의 임금이 높아 코스트 측면에서 불리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아시아지역의 임금 상승이 진행되면서 코스트가 싸다라는 메리트가 사라지고 있다. 무엇보다 아시아지역의 임금이 급상승하고 있다고 해도 절대치에서는 아직 일본이 높다. 그러나 생산성과 현실적인 구매력 등을 고려한다면 일본에서 상대적인 비용이 낮아지고 있어 이것이 일본 국내 유턴의 결단을 뒷받침하고 있다.

어디에서 생산하는 것이 좋을까를 판단하는 지표중 하나로 '단위노동비용(ULC=Unit Labor Cost)'이라는 요소가 있다. 단위노동비용이란 명목임금의 총액을 실질GDP(국내총생산)로 나눈 것이지만 실질GDP라는 것은 수량베이스의 GDP라고 바꿔 말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량을 1단위 증가시키기 위해 필요한 노동비용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명목임금과 실질GDP를 각각 노동자수로 나누면 1인당 명목임금과 실질베이스의 노동생산성이 되기 때문에 단위노동비용이 상승한다는 것은 실질노동생산성의 증가가 명목임금 상승률을 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단위노동비용이 상승하는 경우 생산에는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된다.

구매력 평가로 달러환산한 일본과 중국의 단위노동비용은 1990년대에는 2배 이상 차이가 있었지만 일본의 비용이 매년 낮아지고 반대로 중국의 노동비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2010년대 전반에 양국의 단위노동비용은 이미 역전돼 최근에는 그 차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최근 엔저가 진행되고 있는 점도 달러베이스에서 비용 하락의 원인이지만 환율은 본질적인 이유는 아니다. 일본의 임금이 낮아지는 추세이고 반대로 아시아 지역에서의 인건비가 급등하고 있는 것이 원인이기 때문에 이같은 경향은 앞으로도 점차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 일본 제조업은 여전히 박리다매


일본 국내로 공장을 이전한다면 그 만큼 고용은 늘어나기 때문에 일본 국내에서는 제조공장의 일본이전이라는 일련의 움직임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생산을 일본 국내로 유턴하는 이유가 저임금이라는 점은 일본인이 가난하게 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고 반드시 마냥 기뻐할 얘기는 아니다.

원래 일본의 제조업이 독일과 북유럽처럼 초고부가가치를 추구하는 비즈니스모델이 된다면 처음부터 생산거검의 코스트에 관해 고려할 필요는 없다. 일본인의 연간 평균임금(구매력 평가의 달러 베이스)는 약 4만573달러이지만 독일인은 4만9800달러, 스웨덴은 4만4200달러로 일본보다도 압도적으로 높다.

독일의 GDP에서 차지하는 수출비중은 46.1%, 스웨덴은 45.7%로 일본(18.3%)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고 독일과 북유럽은 게다가 제조업의 수출과 그 설비투자가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박리다매를 피할 수 없는 부가가치가 낮은 분야는 철저하게 버리고 고부가가치의 비즈니스에 특화하고 있다.

한편 일본은 일본이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정도로 제조업 강국이 되지 못하고 이전 제조업의 대부분이 여전히 박리다매를 지속하고 있어 부가가치가 별로 높지 않다. 이 때문에 전체 코스트에 대해 인건비가 미치는 영향이 크고 이것이 아시아 지역에 생산거검을 이전한다든지 반대로 일본국내에 이전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경우 각 기업체들에 있어서 개별적인 경영판단은 차치하고, 이와 같은 상황에서 국내에서 생산을 계속하는 것이 반드시 일본경제로서 플러스라고는 말할 수 없다.

◇ 일본은 소비를 더욱 중시해야 한다


만약 일본이 앞으로도 제조업을 경제의 주축으로 삼는다고 한다면 독일과 북유럽처럼 노동자의 코스트에 대해 무시할 수 있는 수준까지 부가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다.

독일에서는 기업은 노동자를 언제라도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지만 해고된 노동자에게는 높은 고용보험이 지불됨과 동시에 재취업을 위한 풍부한 취업훈련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이 때문에 오히려 해고되도 기술을 향상시켜 재취업할 수 있기 때문에 실업자가 거리에 넘쳐나지 않고 노동자도 항상 부가가치를 추구할 수 있다.

한편 기업 경영자에 대해서는 고액보수와 사회적 지위를 허용하는 대신에 실적에 대한 매우 높은 요구를 부여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경영자가 지불불능상태와 채무초과를 방치하는 것을 처벌하는 엄격한 법률이 정해져 있다. 회사 경영자는 사회 지도층이고 수익을 올리는 비즈니스를 구축할 수 없는 경영자는 엘리트 자격이 없다고 판단해 용서없이 내쫓긴다.

제조업 대국으로서 높은 부가가치를 계속 지속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가혹한 제도가 필요하다라는 점을 독일의 사례는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엘리트에 대해 매우 관대한 사회이고 지금까지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 대해 국민이 허용하는 것은 정말 의문이다.

일본은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고 해도 1억명의 소비시장을 가진 나라이며 실제로 GDP의 항목도 일본이 소비사회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것으로부터 일본은 제조업에 구애받지 않고 국내 소비시장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하는 편이 원활하게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