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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미 연방법원, T-모바일·스프린트 합병 승인…스프린트 주가 70%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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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미 연방법원, T-모바일·스프린트 합병 승인…스프린트 주가 70% 폭등

미 연방법원이 대형 통신사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합병을 승인했다.이미지 확대보기
미 연방법원이 대형 통신사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합병을 승인했다.
미 연방법원이 대형 통신사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합병을 승인했다고 CNN, 로이터 등이 전했다. 합병이 독점금지법을 위반하고 있으며 가격 인상을 초래할 것이라는 반대 의견은 기각됐다.

지난달 재판 과정에서 T-모바일과 스프린트는 이번 합병으로 탄생할 새 회사는 미국 3위의 무선 통신사인 버라이즌 및 AT&T와 경쟁할 수 있는 더 나은 조건과 장비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로써 미국 무선통신은 새로이 설립되는 합병회사, 버라이즌, AT&T 3자 경쟁 구도로 재편됐다. 향후 디시 네트워크(DISH Network Corporation)가 무선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다시 4자 경쟁 구도가 된다.
T모바일 주가는 1111% 오른 94.01달러, 스프린트는 74% 이상 치솟아 8.34달러를 기록했다.

스프린트의 지배주주인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거래를 빠른 시일 안에 마무리해 가입자 이탈을 야기시키는 부실 자산을 털어내고 펀딩을 통해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스프린트 입장에서 이 합병의 성사 여부는 회사 생존이 걸린 문제였다.

T-모바일의 저대역 주파수 스펙트럼과 스프린트의 중간대역 주파수를 결합하면 전국 5G 네트워크의 더 빠른 출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회사측은 말했다. 스프린트와 T모바일은 성명을 통해 합병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합병이 최종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여전히 남은 조건에 대한 해결 및 추가 재판 절차가 필요하다.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 13개 주와 콜롬비아 특별구는 이 거래가 경쟁을 줄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상원 법사위원회 소속 리처드 블루멘탈 의원은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합병으로 이미 위험할 정도로 통합된 시장에서 또 다른 통신 대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빅터 마레로 미국 연방지방법원 판사의 이번 판결은 이미 연방정부의 승인을 받았으며 이로써 260억 달러(312000억 원) 규모의 합병 협상은 타결됐다.

마레로 판사는 이 거래가 더 높은 가격이나 낮은 품질의 무선 서비스로 이어질 것이라는 몇몇 주들의 주장을 객관적으로 설득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마레로 판사는 스프린트가 강력한 경쟁자로 계속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거래에서 분할되는 자산을 매입할 디시 네트워크가 무선 시장에 진출하여 경쟁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하지 않았다. 마레로 판사는 "합병이 실질적으로 경쟁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낮다고 결론지었다"고 썼다.
합병을 반대해 온 주는 디시 네트워크가 무선 분야에서 경험과 규모, 브랜드 인지도 부족 등으로 인해 경쟁력 있는 제4의 무선 통신회사가 되기에는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뉴욕주 법무장관은 주정부가 항소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은 주정부가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독점금지법을 전문으로 하는 법률회사 데커트(Dechert LLP)의 파트너인 라니 하바쉬는 이들 주의 항소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원은 스프린트와 T-모바일 쪽의 미래에 대한 예측에 더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법원이 사실적으로 결단했을 때 이 결정을 뒤집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합병에 대한 최종 규제기관인 캘리포니아 공공시설위원회는 합병에 대한 검토가 오는 7월에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양사는 일찍부터 합병에 따른 실익을 홍보하고 나섰다. 양사는 두 회사의 합병에 따라 궁극적으로 향후 4년 동안 11000명의 정규직 직원을 더 채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600개의 신규 점포와 5개의 새로운 '고객 체험 센터'를 구축할 것이며 이로 인해 12000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합병으로 신설되는 회사는 통신 요금을 향후 3년 동안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해 7월 두 회사가 위성 통신사인 디쉬에게 무선 통신용 자산을 매각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이 계약을 승인했다. 이는 앞으로도 시장에 4개의 경쟁업체가 존재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FCC(연방통신위원회) 역시 지난 10월 이 거래를 승인했다.

FCC의 아지트 파이 의장은 이번 판결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큰 승리를 안겼으며 5G 네트워크 구축에서 미국이 앞서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는 성명에서 "이번 거래는 미국 전역에 5G의 구축을 가속화하고 중요한 중간 대역 주파수를 보다 생산적인 사용에 투입하며, 미국 농촌지역에 더 빠른 모바일 광대역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편 디시는 무선 주파수에 약 120억 달러를 지출하고 2023년까지 전국에 5G 네트워크를 갖추겠다고 FCC에 약속했다. 문제는 디시가 자체 통신망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디시는 T-모바일의 네트워크 인프라를 우선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합병 계약의 일부로 스프린트로부터 선불 가입자만을 고객으로 넘겨받게 되는데, 선불 가입자는 통신사로서는 고급 고객은 아니다.

디시의 찰리 에르겐 CEO는 재판에서 자신의 회사는 약속대로 통신 서비스를 수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르겐은 "디시에게 무선통신 서비스는 환상이 아니다"라고 증언했다. 그는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이 무선 사업에 뛰어들고 싶었다. 디시는 통신 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회사"라고 강조했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