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14일(이하 현지시간) EU에서 수입하는 에어버스 항공기에 부과하는 관세의 세율을 기존 10%에서 15%로 인상한다며 오는 3월 18일부터 이 조치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USTR의 이번 조치는 최근 세계무역기구(WTO)의 판결을 근거로 한 무역 보복이다.
WTO는 EU가 에어버스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했다고 보고 미국이 EU 제품에 연간 75억 달러(약 9조 원) 규모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도록 지난해 10월 승인했다.
이에 미국은 에어버스 항공기에 10% 관세, EU 회원국들에서 생산되는 와인, 위스키, 치즈, 올리브 등에 25%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USTR의 이번 조치는 특히 EU의 작년 대미흑자가 전년 대비 11%로 사상 최대폭을 기록해 백악관의심기가 불편해진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12년 넘게 유럽과 엄청난 적자가 있었다"라며 "그들은 믿을 수 없는 장벽을 갖고 있다"고 지난 11일 불만을 토로했다.
USTR는 자신들의 조치에 EU가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로 보복에 나설 경우 관세율을 더 높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유럽과의 양자 무역협상을 앞두고 이뤄져 양측 갈등은 한층 더 고조될 전망이다. 자칫 무역전쟁으로 번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주름이 깊어진 세계 경제에 또 다른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과 EU는 철강·알루미늄 관세, 미국 정보기술(IT) 대기업들에 대한 디지털세 등을 둘러싸고 이미 갈등을 빚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 위협을 주장하며 검토하고 있는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고율관세안도 EU와의 긴장을 더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EU는 미국의 항공사인 보잉을 상대로 불법 보조금 지급에 대한 WTO 승소 판정을 받은 만큼 향후 보복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이다.
EU는 이미 미국에 상응한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에 있을 대선 전에 EU와 무역협상을 타결하길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