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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속 악재에 ‘사면초가’ 놓인 항공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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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속 악재에 ‘사면초가’ 놓인 항공업계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보이콧재팬·홍콩사태에 직격탄
줄줄이 ‘실적 악화’, 반등 기대감 속 ‘코로나19’에 타격
뿌리째 흔들리는 항공업계…저마다 ‘버티기 생존’ 몸부림
정부 수혈 나서지만 효과는 미지수…항공업계 재편도 ‘흔들’?



국립검역소 직원들이 17일 인천공항 2터미널에 도착한 내외국인 승객을 대상으로 발열체크 모니터를 통해 점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국립검역소 직원들이 17일 인천공항 2터미널에 도착한 내외국인 승객을 대상으로 발열체크 모니터를 통해 점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항공업계가 ‘사면초가’다. 지난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과 일본 제품 불매 운동(보이콧 재팬), 홍콩 사태 등에 치명상을 입은 데 이어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에 직격탄을 맞아 항공업계 실적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 등에 힘입어 도약의 기회를 모색해온 항공업계는 코로나19의 장기화 우려에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는 등 생존을 위한 타개책 마련에 분주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우선 저비용항공사(LCC)중심으로 최대 3000억 원을 긴급 지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정부 지원책이 항공업계의 ‘버티기 전략’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탈출구 안 보이는 항공업계


국내 항공업계 1위인 대한항공은 지난해 악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6일 발표한 대한항공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이 291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6.4% 줄었고 순손실 규모는 2018년 1070억 원에서 2019년 571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매각을 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영업손실이 3683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늘어났다. 당기순손실은 6727억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LCC도 예외는 아니다. LCC 1위 제주항공이 9년 만에 적자로 돌아설 정도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매출액이 1조376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 늘어난 반면 영업손실은 348억 원을 기록했다. 이미 실적을 공시한 진에어는 49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에어부산(912억 원), 티웨이항공(192억 원)도 적자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LCC업계의 연이은 적자 행진은 LCC가 포화상태에서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일본 불매 운동과 홍콩사태 등이 겹쳐 단거리 노선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LCC는 올해 반등이 예상됐지만 코로나19로 중국 노선 운항이 사실상 전면 중단된 데 이어 여행심리 위축으로 동남아 여행객까지 줄어 항공업계 경영위기를 부추기고 있는 상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항공사 8곳의 중국 운항 횟수가 올해 초 주 546회에서 최근에는 3분의 1 수준인 150회로 급감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항공업계는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는 등 허리띠를 조라매고 있다. 제주항공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가를 확대하고 임원들의 급여도 30%를 반납하는 등 위기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에어서울과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도 무급휴직을 진행 중이다. 인건비를 줄여서라도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몸부림이다.

◇아시아나항공-이스타항공, 매각 이후가 ‘더 걱정’


이처럼 항공업계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항공업계 재편에도 영항을 미칠 지 주목된다. 현재 HDC그룹, 제주항공이 각각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12일 실적 발표에서 “매각과 인수 절차가 끝나면 2조2000억 원 수준의 자본이 유입되고 이를 토대로 신용등급 상향과 손익 개선을 위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면서 “HDC그룹과의 신규 사업을 통한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 아시아나항공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한 자금이 당초보다 늘어나 HDC그룹 부담이 커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HDC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때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돌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제주항공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 제주항공이 지난해 적자로 돌아서면서 이스타항공 인수 일정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SPA)을 지난해 연말에서 올 1월 말로 미룬 데 이어 2월 말로 또 다시 연기했다. 일각에서 이스타항공 실사 과정에서 추가적 부실을 확인하면서 제주항공이 머뭇거리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현재 인수 실사는 원활하게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수일정과 관련해)아직까지 별다른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HDC그룹과 제주항공이 의지를 갖고 추진 중인 아시아나아항공과 이스타항공 인수는 지금 보다 인수 이후 어떤 방식으로 위기 국면을 돌파하느냐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