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Biz 24] 한국 '코인리스 사회' 만들기 실현가능성 보인다

공유
3

[글로벌-Biz 24] 한국 '코인리스 사회' 만들기 실현가능성 보인다

구정 연휴기간 캐시리스 지난해보다 50% 가까이 늘어…코로나19 영향도 일부 미쳐

한국의 지폐와 동전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의 지폐와 동전들.
한국이 ‘캐시리시(현금없는) 사회’에서 나아가 ‘코인리스(동전없는) 사회’를 지향하고 있는 시험장으로 역할을 하고 있는 점에 해외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뉴스위크재팬은 17일(현지 시간) 일본에서도 최근 수년간 중국인 관광객의 싹쓸이 쇼핑과 올해 개최되는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캐시리스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한국과 중국에 비하면 여전히 캐시리스 비중이 낮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어느나라보다 앞서 캐시리스 사회를 넘어 코인리스사회를 지향하고 있으며 그 실현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최근에는 스마트폰 결제서비스도 정착하고 있고 수많은 결제서비스회사간 경쟁도 격화하고 있다. 이달부터 매주 10억 엔 환원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는 auPAY(일본 전국의 편의점, 카페 등에서 스마트폰으로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QR결제 서비스)가 화제가 되고 있다.

캐시리시 결제라고 하면 일본에서는 싹쓸이 쇼핑으로 유명한 중국인 관광객이 자주 사용하는 QR코드결제가 떠오를 것이다. 중국 본토에서는 점포만이 아니라 길거리 포장마차에서도 QR코드를 이용할 정도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1000유로 이상의 상품을 현금구입하는 것이 금지되고 있다. 위반하면 벌금을 물린다. 또한 스웨덴에서는 점포주인이 손님에 대해 현금지불을 거부하는 것이 법률로 인정되고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일본보다도 훨씬 먼저 캐시리스화가 진행되고 있다. 100엔 껌 하나 구입하는 데 조차도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일본에서는 직불카드)를 사용하고 있다. 그 보급률은 이미 90%를 넘어설 정도다. 한국은 캐시리스는 거의 완료됐으며 수년 전부터는 앞으로 코인리스 사회를 지향하고 있다.

되돌아보면 3년 전인 2017년 4월에 한국은행은 “2020년까지는 동전없는 사회(COINLESS SOCIETY)를 실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7년 4월 20일 편의점과 대형 슈퍼마켓 등 전국 2만3050개 점포를 시작으로 쇼핑을 하고 현금을 지불할 경우 그 잔돈을 점포카드의 포인트나 혹은 IC카드의 한국판 ‘교통카드’에 넣어주는 시스템이다.

2017년말에는 대형 커피체인점과 약국 등에도 도입돼 3만6500개 점포에서 이용가능하게 됐다. 쌓인 포인트는 현금과 같이 사용할 수 있고 일정 금액을 넘으며 ATM에서 현금으로 인출할 수 있도록 됐다.
한국은행이 이처럼 코인리스 사회를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동전 자체에 있다. 동전 제조 및 관리와 유통에는 매년 600억 원의 비용이 든다고 한다. 특히 한국의 동전에서 가장 낮은 단위인 10원동전은 한 개를 만드는데 20원이 소요돼 만들면 만들수록 적자인 상황이다.

게다가 지나 2016년 한국은행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46.9%의 한국인이 ‘세세한 동전을 받아도 사용하지 못한다’고 응답했으며 62.7% 사람들이 ‘동전을 지니고 다니기 귀찮다’고 대답했다. 일본과 같이 500엔 동전이 있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일본의 1엔(10원)/10엔(100원)/50엔(500원)의 3종류까지가 동전이며 약 100엔의 가치가 있는 1000원부터 모두 지폐라는 점도 지니고 다니지 않는 이유중 하나일 것이다.

지난 2017년 한국은행이 발표한 ’코인리스사회‘ 실현의 해가 바로 올해다. 한국은행의 발표에서는 코인리스 사회를 향해 첫발을 내딘 2017년에는 하루 평균 3만3870건의 서비스가 이용되고 있었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더욱 힘을 쏟았지만 2020년 현재도 여전히 한국에서는 동전이 존재한다.

이렇게 된 이유는 잔돈이 포인트화되는 데에 있었다. 포인트카드에 입금하기 위해 그 점포의 포인트카드를 만들 필요가 있었지만 일부러 카드를 만드는 것을 귀찮아하기 때문인 것같다. 또한 마케팅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거스름돈으로 동전을 받지 않아 좋다라는 편리함이 별로 알려지지 않은 점도 그 이유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2017년 발표시에 ‘거스름돈(1회마다 1만원 이하/하루 10만원 이하)을 소비자가 등록한 은행계좌에 직접 입금하는 시스템도 개시하고 싶다’고 하고 있지만 이는 2020년 2월 현재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실시 2년째에 2020년 6월말까지는 실현시키겠다고 말하지 있지만 4개월후에 실시될 모양새는 아니다.

그러나 원래 한국은 캐시리스화가 일찍 확산된 나라이다. 어떤 일이든 합리적이라고 알려지면 즉시 도입하고 정착하는 것이 빠른 점도 한국 국민성의 하나다. 이 코인리스 사회도 보급된다면 동전을 지니고 다니기 불편함을 느끼는 층도 수요와 공급이 잘 매치돼 바로 일반화할 것이다.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높은 한국에서는 쇼핑을 온라인으로 하는 사람도 많다. 원래 많았지만 그것을 더욱 부채질하는 것이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돈을 만지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람과 만나지 않게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는 등의 영향도 있어서인지 그 수요는 더욱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지난 11일 한국의 주요카드회사 8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BC·롯데·하나·우리)의 실적발표에 따르면 1월 28일부터 2월 3일까지 구정 전후의 캐시리스 온라인 개인이용액은 2조508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7367억 원과 비교해 44.5%나 증가했다. 이 같은 바람직하지 않은 글로벌 재해가 결과적으로 캐시리스를 진전시키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3년 전 2017년에 실시된 코인리스 사회를 만들기 위한 대작전은 약간 시기상조일지 모른다. 그러나 전자화폐시장이 성장하고 정착하고 있는 지금의 한국이라면 충분히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이다. 열쇠가 되는 것은 도대체 어느 정도의 점포가 가입하고 남녀노소 관계없이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는가 라는 부분이다. 그것만 분명해지면 한국에서 동전이 자취를 감출 날도 멀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