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회장은 지난 14일 공개한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지난해 4분기에 8억 달러 이상의 애플주식을 매각했다. 이는 대규모 매각처럼 보이지만 버핏 회장과 버크셔 해서웨이로서는 보유주식의 사소한 일부분에 불과하다.
버핏 회장은 몇가지 이유로 애플 지분을 축소했을 수 있다. 애플이 아이폰 부문이 포트폴리오의 3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버크셔의 투자종목을 다양화하고 싶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버크셔는 지난 4분기에 새로운 종목인 종합 유통업체인 크로거(Kroger)와 다국적 생명공학회사 바이오젠(Biogen)에 투자를 했다.
또는 애플의 주가가 지난해 3분기 약 219달러에서 294달러로 급등한 후 차익실현을 원했는지도 모른다. 버크셔가 370만주의 애플주식을 매각해 8억600만 달러에 최대 11억 달러 가까이 시세차익을 올렸다.
버핏 회장은 단기 시세차익보다도 장기투자를 선호하는 것을 감안하면 애플주식의 상당한 양을 매각했을 가능성은 낮다. 또한 그는 더욱 많이 매수할 가능성도 낮다.
소위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버핏 회장은 1년 전 주당 175달러에 사들인 애플 매수를 거부해왔다. 버핏 회장은 “애플 주가가 더 싸진다면 매수할 것”이라고 지난해 2월 CNBC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하지만 이후 애플 주가는 85% 이상 급등했으며 애플 시가총액은 1조4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