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현지 독립 뉴스매체 유라시아넷에 따르면, 댐이 들어설 예정인 조지아 북서부 넨스크라강 유역 카이시(Khaishi) 지역 주민들은 스와네티(Svaneti)산과 넨스크라강의 자연경관 훼손과 함께 높이 130m 댐의 안전성을 우려하고 있다.
인근 추베리(Chuberi) 지역의 주민도 "이 댐이 무너지면 1억 7600만㎥의 물이 쏟아져 나오며 우리 마을을 덮치는데 걸리는 시간은 15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조지아 정부와 수자원공사 자회사 '넨스크라 하이드로'는 주민들이 우려하는 대재앙의 가능성은 극히 낮으며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조지아 정부는 넨스크라 댐과 수력발전소 건설로 조지아의 전력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에너지 자립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외신은 댐 붕괴 가능성은 불확실하지만 환경파괴는 분명하다는 환경단체의 주장도 소개했다.
댐 건설로 약 700헥타르(700만㎡)의 산림지역이 침수되고, 스라소니(lynx)와 멸종위기종인 코카서스 산양(Caucasian tur) 등 야생동물 서식지가 파괴된다는 우려이다.
넨스크라 댐은 조지아 내에서도 큰 규모에 속한다. 높이 130m, 길이 887m 규모로 280메가와트(㎿)급 수력발전소와 함께 건설된다.
지난 2015년 수자원공사가 조지아 정부로부터 BOT(Build-Operate-Transfer) 방식으로 댐 사업을 수주했고, 지난해 11월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올해 중 착공돼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공되면 조지아 전체 국민 400만 명 중 약 60만 명의 1년 사용 전력량인 연간 1219기가와트시(G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조지아 정부는 조지아 전력수요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넨스크라 프로젝트를 포함한 수력발전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라시아넷에 따르면 조지아 전력 소비량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5%씩 증가해 지난 2018년 기준 총 전력 소비량은 약 133억 킬로와트시(kWh)이다.
이 중 약 40%의 전력을 구 소련 시절 건설한 거대한 수력발전댐인 엥구리(Enguri)댐에서 생산한 전기로 충당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272m 높이의 엥구리댐은 세계에서 6번째로 높은 댐이지만 당초 조지아의 주 발전원으로 계획된 것이 아니라 피크타임 때 활용할 보조용 댐이었다.
그러나 구 소련 붕괴 이후 에너지 자립에 나서야 했던 조지아는 자국 내 전력 수요의 80%를 수력발전에 의존하게 됐다.
따라서 조지아는 강수량이 줄고 에너지 소비가 많은 겨울마다 상습적인 전력부족을 겪게 됐으며 조지아 정부는 겨울철마다 에너지를 수입하는 한편 엥구리댐을 당초 의도와 달리 기저발전 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현재 조지아는 산악지형이 많고 수자원이 풍부해 60곳이 넘는 중·대형 댐을 보유하고 있다. 그 중 일부 수력발전시설은 낙후돼 가동하지 않는 것도 있다.
지난 2000년대 중반 이후 조지아 정부가 수력발전 건설에 적극 나서자 환경단체와 댐 예정지 주변지역 주민의 반발도 심해져 지난해 다른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판키시(Pankisi) 계곡 지역에서는 주민들과 경찰의 충돌도 있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녹색대안'의 치파쉬빌리는 "기존 노후화된 댐의 저수지에 쌓인 퇴적물을 제거하거나 발전시설을 업그레이드하면 발전효율을 30% 가까이 높일 수 있다"며 "새로운 댐을 건설하기 앞서 기존 시설 업그레이드를 먼저 추진하는 것이 순서"라고 주장했다고 유라시아넷은 전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