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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성' 집값 누르기 기대...'안시성‧김부검' 풍선효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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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성' 집값 누르기 기대...'안시성‧김부검' 풍선효과 우려

2‧20 부동산대책, 수원·의왕·안양 등 신규 조정지역 지정‧대출 규제 강화
시장 “수요억제 한계, 집값 상승지 조정대상 핀셋 지정 불과…공급동반 필요”

정부가 수원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하는 추가 부동산 규제책을 발표했다. 최근 주요 지역의 아파트 시세 상승을 투기 수요로 규정하고 이를 차단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겠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이번 대책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새롭게 규제 대상이 된 지역의 투기를 억제하는 효과를 예상하면서도 다른 지역으로의 풍선효과를 우려했다. 특히 정부가 12‧16 대책 이후 2개월 만에 추가 대책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수요 억제 위주의 정책적 한계가 드러나는 것이라는 날선 비판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 20일 부동산 대책을 통해 수원시 영통·권선·장안구, 안양시 만안구, 의왕시 등 5곳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12‧16대책 발표 이후 서울 집값은 안정세를 찾았으나, 수원 등 경기 일부 지역으로는 상승 폭이 되레 확대되면서 이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기존 조정대상지역 내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기존 60%에서 50%로 낮추고, 시가 9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 가격분은 30%로 더 낮췄다. 여기에 1주택자는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예외적으로 허용할 때 기존 ‘2년 내 기존 주택 처분’ 조건에 ‘신규 주택 전입 의무’를 추가로 내걸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투기 조짐이 일던 경기도 서남부 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다소 주춤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된 수원, 의왕, 안양의 상승세는 다소 주춤해질 전망”이라면서 “조정대상지역의 경우, 주로 청약 관련 규제가 가해지기 때문에 기존 아파트값의 단기 하락으로 전환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지영 R&C 연구소 소장은 “수·용·성 집값이 크게 오른 이유는 개발호재 영향이 있지만 무엇보다 대출 활용, 갭투자들이 많이 유입된 영향이 크다”면서 “앞으로 이들 지역 대출과 세제 등 규제로 인해 투자자 유입이 어려운 것을 고려해 집값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풍선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까지 특정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여 대출과 양도세 등 규제를 받으면 또 다른 지역으로 투자 수요가 이동하는 흐름을 보여 왔다. 이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조정대상지역이 아닌 ‘안시성’(안산‧시흥‧화성)과 ‘김부검’(김포‧부천‧검단) 지역으로 투자수요가 몰릴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김 팀장은 “안산과 부천, 인천(연수‧서구) 등 그동안 집값이 덜 오른 경기 서부권을 중심으로 집값 키 맞추기 현상을 보이거나 서부권 교통망 호재 등의 기대감이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평택 등 수요기반에 비해 공급량이 많거나 거리상 서울에서 먼 경기 외곽지역으로까지의 확산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며, 오히려 부산이나 청주 등 일부 지방지역의 집값이 들썩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집값 안정화를 위해서는 특정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한 핀셋규제보다 장기적인 주택 공급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양 소장은 “이번 대책은 시장 반응에 즉각 대응한 수준의 정책에 불과하다”면서 “집값이 오르는 지역에 대한 ‘두더지잡기’식의 규제책은 단기적인 집값 안정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집값을 안정시키기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인 집값 안정화를 위해서는 수요 억제책뿐만 아니라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을 원활히 하는 공급 대책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