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오프라인 휴대폰 대리점을 찾는)고객 건강을 우려해 예약 기간을 조절했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예판량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갤럭시S20 울트라 모델의 수급과 관계가 있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이번 예약 기간 연장은 삼성전자가 먼저 이통3사 측에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통3사는 전날 삼성전자의 연장 제안에 고심 끝에 수락했다는 후문이다. 이달 초 이통3사는 신규 단말기 예약 판매 기간 때마다 불거지는 과열 경쟁을 방지하고자 '신사협정'을 맺었다. 이에 따라 이통사들은 사전예약 기간을 일주일로 축소하고, 판매장려금(보조금) 정책을 개통 전까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예약 기간 축소는 이를 무력화할 가능성이 높다. 일단 사전예약 기간 자체가 13일로 늘어나게 되고, 27일 선개통은 예정대로 진행되면서 사실상 예약 도중 보조금 규모가 공개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분석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돼 예상보다 예판량이 저조했을 것이란 추측이다. 실제로 한 휴대폰 대리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방문객이 너무 줄었다"라면서 "공시지원금 규모도 적고 보조금(판매장려금)도 아직 나온 것이 없어 매장을 찾아와 묻는 고객이 거의 없다"고 털어놨다.
갤럭시S20 울트라 제품 수급에 문제가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통3사와 휴대폰 대리점 등에 따르면, 갤럭시S20 시리즈 중 울트라 모델이 가장 인기가 많은 상황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갤럭시S20 울트라의 부품 조달에 차질이 생겼고, 제품 수급 시간을 벌기 위해 예약 기간을 늘린 것이란 게 업계의 추측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전계약 연장은 예약 마지막 날에 많은 고객이 몰릴 경우 우려되는 건강 문제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제품 수급의 문제라면 사전예약을 중단하는 것이 맞다. 예약 기간이 늘어난다면 더 많은 물량을 준비해야 하는데 굳이 앞뒤 안 맞는 결정을 할 이유는 없다"라면서 "전사적으로 물량이 부족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