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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욱이 전하는 글로벌 성장통]“선생님, 부모님들께 드리는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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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욱이 전하는 글로벌 성장통]“선생님, 부모님들께 드리는 부탁”

-악습(惡習)을 고치는 도전에 연수책임자의 성장통 -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전무)이미지 확대보기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전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글을 쓴다. 상당히 불편한 내용들은 집합교육으로 8개월간 가르친 사람으로서 책임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도 버티질 못한 사람이 해외라고 달라질까?'.이는 10년 째 한국의 청년들을 키워 해외의 한국기업에 취업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해마다 200여 명을 한국에서 뽑아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태국 등 4개국에 취업시키는 일을 해 나가면서 머리 속에 뱅뱅 도는 의문이다.
한국 청년들이 동남아 국가에서 취업하려면 글로벌 최고기업들과 거래하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단순히 현지인들에게만 비즈니스를 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힘과 손을 빌어 제품을 만들고 선진국 최고의 바이어들과 씨름해 수주하는 최고도의 영업 현장에서 활동하기때문이다. 연수를 받고 취업 초기에는 힘들어 하지만 현지의 한국 기업에서 일정 시간을 지내면 한국에 있는 것보다 월등히 역량 있는 인재로 커가는 것을 본다.

그런 모습으로 성장하는 바탕에는 한국 제도권 교육에서 빠진 부분을 보완하는 교육시스템으로 생활하도록 한 게 있다고 자부한다. 그 방법은 물론 당사자에게 상당한 충격이 된다. 1년간의 합숙 훈련이다. 주된 내용은 현지 언어의 습득과 기초 직무 지식, 리더십 등이다.

학교교육에서 경험하지 못한 것으로 반드시 심어줘야 할 것은 '공동체 생활'이며 '자연스럽게 체질화'하는 것이다. 1년 동안의 모든 일정을 동남아 현지에서 진행하며 현지 대학교 기숙사를 빌려 합숙한다. 2~4명이 방 한 개를 사용한다. 2개월 마다 합숙 파트너를 바꾼다.

기업인의 핵심 역량은 고객과 거래처, 직원들과의 관계형성이며 이것이 사업 성공의 핵심이기 때문이며 특히 동남아 제조회사의 생활이 기숙사 생활로 이어지는 것도 하나의 고려 요소이기 때문이다. 조금 더 확대하면 사회생활, 글로벌 성공의 한 축이 인간관계로 배려하며 더불어 사는 지혜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스타일의 동료들과 숙소를 같이 쓴다는 것은 높은 수준의 절제와 양보, 배려를 필요로 한다. 잠자리, 샤워장, 화장실, 세탁실, 공용공간 등 모두를 공유해야 한다.

최근 출장기간 중에 연수생들에게 공동체 생활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 유형을 소소한 것이라도 모두 수면 위로 떠오르게 유도해 보았다. 수십 가지가 넘는다. 8개월이 지난 이 시점에도 여전히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었다. 몇몇에게서 나타난 집중된 것도 있고,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것도 있었다. 그리고, 그 악습을 고치도록 대안을 찾아가는 방법도 같이 가르쳤다.

여러 가지가 있지만 숙소 관련 유형만을 예를 들면 규정시간 준수, 공용공간, 화장실.샤워실, 세탁실과 세탁물, 2~3인 숙소의 소음,청소, 소등,점등 등의 문제, 언어생활(욕설, 부정, 불평 등)과 공동 커뮤니케이션 문제는 물론, 다른 사람의 물건을 가져가는 행위, 꾀병, 건강관리 소홀, 반말, 자기 생각 강요, 정치색 언어 등 보통이 아닌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남은 3개월 동안에 열심히 고치기를 기대하고 독려한다.

이 상황의 원인을 찾기 위해 다양한 경로 점검을 했다. 대개 몰라서 그런 행동을 한다. 굳이 몇 가지를 꼽아본다.

첫째, 부모님한테서 받은 영향이었다. 무의식으로 몸에 배었다. 성장 과정에서 부모님의 행동을 따라하거나 흉내내며 습관으로 굳어진 것이다. 특히, 과거에 비해 급격하게 핵가족 중심의 환경으로 바뀌며 광범위한 직계가족, 친인척이나 지역사회의 관찰과 관심, 잔소리가 사라졌다. 최근에는 부모님의 맞벌이로 가정에서 방치되는 경우도 많았다. 미안한 마음에 모든 요구를 들어주는 '오냐오냐'가 큰 화근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 다음으로는 친구관계,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시절에 방치된 것도 큰 원인이다. 부모들의 과잉 자식사랑으로 교육을 의탁한 제도권 교육장에 간섭하는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 특히, 해당 기관의 교사나 보육 담당자조차도 엄격한 공동체 교육을 받은 적도 없고 그나마 자격증도 오로지 외운 시험점수에 따라 주니 심각한 상황이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고·대학교 교육에서 방치하는 경우다. 최근 들어 인터넷의 발달과 학생 권리를 중점에 둔 고발 등의 영향을 받고, 합리적인 잔소리와 제재 방법을 발달시키지 못한 것이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젊은이들이 1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한 번 고쳐보겠다고 도전한다.당사자나 우리 연수관계자들 모두 대단한 성장통을 앓고 간다. 글로벌 비즈니스맨이 되는 성장과 성공을 동기로 해서 도전하는 이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