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식품칼럼] 식품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공유
0

[식품칼럼] 식품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
최근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이 한국 문화의 수준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된 것만은 틀림이 없다. 그것은 아마도 우리 식품의 세계 진출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내 생각으로는 몇 년 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그 기폭제가 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슈퍼볼에 광고모델로 선정된다는 것은 여간 큰 행운이 아니다. 당시 그 인기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가늠하는 것으로 내가 직접 경험한 것으로는 독일의 젊은이들이 신혼여행으로 강남에 와서 포장마차와 노래방 그리고 한국의 다양한 음식을 맛보며 지상천국이 바로 강남이라고 외쳤다.

또 미국의 조그만 도시의 식당에 들어갔을 때 메뉴판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름하여 강남스타일이라는 메뉴가 소개되고 있었다. 얼마나 반가운 일인지 모른다. 이처럼 한국 문화가 세계에 알려지면서 점차 우리의 음식도 빠르게 소개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지난 연말에는 페이스북의 검색어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세계적으로 김치가 인기를 끌 것이라는 뉴스가 소개된 바 있다. BTS에 이어 한국의 작품이나 문화가 자주 소개되는 분위기를 타고 K-Food의 세계화는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으로 여겨진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는 최근 한국의 치킨업체들이 다양한 양념 메뉴를 토대로 미국 사람들의 인기를 끌고 있어 기존의 켄터키 치킨에서 맛볼 수 없는 색다른 맛에 서서히 중독되어가는 느낌이다. 다시 찾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맛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미국인들이 즐겨 먹는 햄버거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고 소재들도 가지각색이다. 그중에서도 김치 버거가 의외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 있다. 캘리포니아의 샌프란시스코 지역을 중심으로 몇 개의 프랜차이즈로 운영되는데 이곳에서는 캘리포니아 버거가 단연 인기순위 1위이고 2위가 김치 버거다. 그 외에도 위스콘신 버거 등 다양한 지역의 특산물을 바탕으로 한 여러 버거들이 판매되고 있다.

굳이 이곳을 레스토랑이라고 부르는 것은 다른 패스트푸드점과 달리 맥주와 와인 등을 판매하기 때문이다. 이런 곳에서 김치 버거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은 참으로 놀랄만한 일이다. 내가 먹기에도 약간 매운 듯한데 미국인들에게도 매운맛이 통하는 듯하다. 사실 햄버거의 고기 패티는 소의 여러 부위를 갈아서 섞은 것으로 만들다 보니 내장의 일부도 포함이 될 수가 있다. 이 내장에는 소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나 사람에게는 장출혈을 통해 패혈증을 유발하는 식중독균이 서식한다. 따라서 이 패티를 굽는 과정에서 제대로 열처리가 제대로 안 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패티를 만드는 과정에서 오염될 가능성이 있어 가끔 장출혈성 대장균(E. coli O157)등이 검출되기도 한다. 이것이 어린 아이들에게 치명상을 일으키기도 하는 식중독균이다.

몇 년 전 고추장을 배지에 첨가한 경우 이 균이 더 이상 증식을 하지 못한다는 연구 발표가 있어 평소 매운 음식을 먹는 사람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이런 위험 가능성을 줄일 수도 있다는 해석을 내리기도 했는데 아무튼 한국에서는 그리 잘 나타나지 않았지만 얼마 전 신문지상을 떠들게 된 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햄버거를 제조하여 판매하는 사람들도 이 소고기 패티의 안전성에 항상 신경을 쓰고 있는데 이 레스토랑에서는 아예 소고기 패티 대신에 스테이크를 구워서 판매하기도 한다. 장출혈성 대장균에 의한 식중독 가능성을 최소화하여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게 하자는 전략인데 참으로 놀랍고 이 정도까지 신경을 쓸 줄을 몰랐다.

식품에서는 안전성이 제일 중요하므로 서둘러 수출하기 보다는 하나하나 점검하고 또 점검하여 K-Food에 대한 신뢰도를 실추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