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르스텐 슈포어 루프르한자 최고경영자(CEO)는 3일 열린 항공업계 관련 행사에서 “건실한 경쟁업체는 두 개를 두는 것이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엠브라에르는 미국의 보잉, 유럽의 에어버스, 캐나다의 봉바르디에와 함께 이른바 항공기 제조업계의 ‘빅4’를 구성하고 있다. 전 세계 민항기 제조산업은 대형 항공기 시장과 중소형 항공기 시장으로 구별되는데 전자는 에어버스와 보잉이 양분하고 있고, 후자는 엠브라에르와 봉바르디에가 분할 지배하고 있다.
루프트한자 측의 이 같은 입장은 보잉이 에어버스에 1위 자리를 빼앗긴 것과 유럽연합(EU) 당국의 고민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737 맥스 기종이 두 차례의 대형 사고를 내면서 보잉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에어버스가 최대 항공기업체의 자리를 재탈환하면서 시장의 힘이 급속히 에어버스로 쏠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보잉의 엠브라에르 인수에 대한 승인 여부를 정해야 하는 EU 당국 입장에서도 중소형 항공기 시장을 책임져왔던 엠브라에르가 보잉에 흡수되면 항공기를 구입하는 고객사들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결정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로이터는 또 엠브라에르가 에어버스와 보잉에 맞서 독자 생존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보는 게 일부 항공사들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나머지 주요한 항공기 고객사들도 보잉의 엠브라에르 인수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입장이 모아질지 주목되고 있다.
안지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