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스 고딘은 저서 '보랏빛 소가 온다'에서 한정판 디자인 전략은 놀랄만한 제품을 제작하여 마니아층을 공략하는 방법으로 정의했다. 뭔가 특별한 제품에 붙는 한정판 또는 리미티드 에디션은 음식부터 의류, 제품,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특히 스타벅스는 한정판 공략으로 가장 큰 재미를 본 기업 중 하나다. 스타벅스 한정판 텀블러는 마니아층이 많은 제품 중 하나로서 기념일과 이벤트에 포커스를 맞춰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고 출시일에 줄을 서서 구매하는 소비자도 상당수에 달한다.
그렇다고 한정판이 언제나 소비자의 사랑을 받는 것은 아니다. 갤럭시 Z 플립 톰브라운 에디션으로 재미를 본 삼성전자조차 지난 2016년에 출시한 갤럭시S7 엣지 올림픽 에디션은 같은 해 1분 만에 완판된 배트맨 에디션과 달리 이통사에 지원금까지 지급하며 판매 방식을 전환하여 사실상 흥행에 실패했다. 단 21대만 출시한 현대차의 벨로스터 터보 마멀레이드 스페셜 에디션 역시 두 달이 지나도록 팔리지 않아 사실상 실패한 사례로 기록된다.
한정판의 가치는 마치 4월초 잠시 동안 볼 수 있는 벚꽃축제와 비슷하다. 지난 2017년 석촌 호수 벚꽃 축제는 참가자의 절반(55.4%)이 34세 이하의 밀레니얼 세대였고(신한카드 분석) 당시 4월의 인스타그램 등 SNS에 벚꽃 배경 사진들로 넘쳐났다. 한시적인 시간의 제약성과 희소성이 그 가치를 몇 곱절 올려주는 원동력이며 한정판에 열광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취향 또한 주목할 만하다.
한정판의 스토리텔링은 일목요연해야 한다. 제품은 말할 것도 없고 패키지까지 무엇을 어필하고 어떻게 어필할 것인지 분명해야 하며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비주얼 인터랙션 즉, 시각적인 상호교감이 되어야 한다. 기념일이나 특정 시즌에 나오는 한정판 텀블러나 코스메틱 디자인을 보면 이러한 특징이 잘 담겨있다.
김정한 씽크디자인연구소 대표(계원예술대 산업디자인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