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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한의 디자인 인사이트(1)] 갤럭시 Z 플립 톰 브라운 에디션 한정판의 브랜드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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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한의 디자인 인사이트(1)] 갤럭시 Z 플립 톰 브라운 에디션 한정판의 브랜드 가치

지난 2월 21일 출시한 갤럭시 Z 플립 톰브라운 에디션은 400대 한정으로 출시와 동시에 완판됐다. 밤 12시에 오픈했지만 접속자 폭주로 사이트는 마비됐고 운 좋게 새벽에 구매한 사람도 있다고 한다.

세스 고딘은 저서 '보랏빛 소가 온다'에서 한정판 디자인 전략은 놀랄만한 제품을 제작하여 마니아층을 공략하는 방법으로 정의했다. 뭔가 특별한 제품에 붙는 한정판 또는 리미티드 에디션은 음식부터 의류, 제품,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기업에서 한정판을 출시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짧은 기간 동안 소비자의 관심을 높이고 매출을 극대화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종종 사용된다.
사진=삼성닷컴 화면 갈무리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삼성닷컴 화면 갈무리


특히 스타벅스는 한정판 공략으로 가장 큰 재미를 본 기업 중 하나다. 스타벅스 한정판 텀블러는 마니아층이 많은 제품 중 하나로서 기념일과 이벤트에 포커스를 맞춰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고 출시일에 줄을 서서 구매하는 소비자도 상당수에 달한다.

그렇다고 한정판이 언제나 소비자의 사랑을 받는 것은 아니다. 갤럭시 Z 플립 톰브라운 에디션으로 재미를 본 삼성전자조차 지난 2016년에 출시한 갤럭시S7 엣지 올림픽 에디션은 같은 해 1분 만에 완판된 배트맨 에디션과 달리 이통사에 지원금까지 지급하며 판매 방식을 전환하여 사실상 흥행에 실패했다. 단 21대만 출시한 현대차의 벨로스터 터보 마멀레이드 스페셜 에디션 역시 두 달이 지나도록 팔리지 않아 사실상 실패한 사례로 기록된다.

한정판의 가치는 마치 4월초 잠시 동안 볼 수 있는 벚꽃축제와 비슷하다. 지난 2017년 석촌 호수 벚꽃 축제는 참가자의 절반(55.4%)이 34세 이하의 밀레니얼 세대였고(신한카드 분석) 당시 4월의 인스타그램 등 SNS에 벚꽃 배경 사진들로 넘쳐났다. 한시적인 시간의 제약성과 희소성이 그 가치를 몇 곱절 올려주는 원동력이며 한정판에 열광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취향 또한 주목할 만하다.
체리블라썸 패키지(왼쪽부터 스타벅스, 에뛰드, 마몽드). 사진=ⓒ씽크디자인연구소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체리블라썸 패키지(왼쪽부터 스타벅스, 에뛰드, 마몽드). 사진=ⓒ씽크디자인연구소 제공


한정판의 스토리텔링은 일목요연해야 한다. 제품은 말할 것도 없고 패키지까지 무엇을 어필하고 어떻게 어필할 것인지 분명해야 하며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비주얼 인터랙션 즉, 시각적인 상호교감이 되어야 한다. 기념일이나 특정 시즌에 나오는 한정판 텀블러나 코스메틱 디자인을 보면 이러한 특징이 잘 담겨있다.
한정판 출시를 통한 브랜드 이미지 재고와 매출 상승 같은 기대효과의 합목적성에 맞는 디자인 전략 또한 중요하다. 특정 기념일 또는 특정 시즌에 반짝 나왔다가 재고 처리를 못해 사장되는 아이템이 부지기수인 것은 양날의 검과 같은 한정판의 특징이며 기간 한정 제품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분명한 목적과 추후 활용 계획까지 염두에 둔 디자인 전략이 필요하다.


김정한 씽크디자인연구소 대표(계원예술대 산업디자인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