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소련이 붕괴하고 러시아 최초의 민간 여객기였던 이 항공기는 2011년에 본격적으로 운항되기 시작했고, 국가가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음에도 아직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의 국영회사 로즈텍(Rostec)이 관리하는 수호이 민간 여객기는 그간 수백대 이상을 수주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예비 부품 부족, 서비스 문제, 지연 제작 등이 이슈가 되어 현재는 142대 만이 운항 중이다.
그러나 문제는 아에로플로트 이외의 고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슈퍼젯이 아직 상업용으로 정착하지 못했고, 나아가 러시아의 국가 통제를 여전히 따라야 하는 시스템 때문이다. 슈퍼젯은 주로 러시아 내에서 지역 항공사, 기업 및 정부 기관이 운영하고 있을 뿐이다.
즉, 사실상 국영회사의 제품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운항에 대한 까다로운 조건들이 붙곤 한다는 것이다. 그 예로 아일랜드 항공사 시티젯(CityJet)은 2019년 7대의 슈퍼젯을 퇴역시켰으며, 멕시칸 인터젯(Mexican Interjet)은 자사가 보유 중인 슈퍼젯 22대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지난해 밝힌 바 있다.
슈퍼젯의 이러한 부진은 회사의 자금운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잇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껏 슈퍼젯의 거래에는 러시아 국가개발은행(VEB)이 자금을 지원했으나 슈퍼젯의 판매 부진이 러시아 국가개발은행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임성훈 기자 shyim9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