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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스타벅스 협력 커피농장 아동노동 심각…근절 대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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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스타벅스 협력 커피농장 아동노동 심각…근절 대책 마련해야

英 방송 다큐멘터리서 일부 커피 아동 노동 폭로
네스프레소 협력농장 7곳 아동노동 금지 국제기준 위반 의혹
폭로직후 스타벅스, 해당농장들과 거래 중단 선언 진상 조사

과테말라 커피농장의 아동노동 현장. 사진=영국 다큐멘터리 '디스패치' 방송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과테말라 커피농장의 아동노동 현장. 사진=영국 다큐멘터리 '디스패치' 방송 캡처
네스프레소 광고모델 배우 조지 클루니. 사진=네스프레소이미지 확대보기
네스프레소 광고모델 배우 조지 클루니. 사진=네스프레소

국제 환경보호단체 국제보전협회(Conservation International)와 유명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가 얼굴을 들고 다니기 어렵게 한 사건이 최근 일어났다.

이름만 들어도 아는 글로벌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와 네스프레소가 만들어 파는 커피 가운데 일부가 아동 노동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이 영국 채널4의 유명 다큐멘터리 ‘디스패치’를 통해 드러났기 때문이다.

디스패치는 최근 방영한 내용에서 스타벅스와 네스프레소에 커피를 공급하는 중앙아메리카 과테말라의 커피농장 가운데 스타벅스 협력농장 5곳과 네스프레소 협력농장 7곳에서 아동노동을 금지한 국제 기준을 위반한 의혹이 있다고 폭로했다. 과레말라는 세계 10위 커피 수출국이다.

국제보전협회와 조지 클루니는 스타벅스, 네스프레소와 각각 깊은 인연이 있다. 스타벅스는 국제보전협회의 도움으로 지난 1998년부터 스타벅스의 커피 구매 방식에 환경보호 원칙을 적용한 데 이어 2004년부터는 사회적·환경적 책임 의지가 반영된 윤리적 커피 원두 구매 프로그램인 C.A.F.E를 협회와 손잡고 가동해왔다. 조지 클루니는 지난 2006년부터 네스프레스 홍보대사를 맡아왔다.

◇ 스타벅스·네스프레소, 거래 중단 선언 및 진상조사 착수


10일(현지 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자신들이 계약한 커피농장에서 아동노동이 있었다는 폭로가 나오자마자 스타벅스와 네스프레소는 해당농장들과 거래 중단을 선언하고 진상조사에 착수하는 등 발 빠른 수습에 나섰다.

스타벅스의 미셸 번즈 글로벌 커피부문 사장은 "아동노동은 용인할 수 없다는 게 스타벅스의 입장"이라면서 "문제의 농장들이 지난해 업계에서 가장 포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스타벅스의 윤리적 구매 기준을 어긴 것으로 드러난 점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으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욤 르 쿤프 네스프레소 최고경영자(CEO)도 "네스프레소는 어떤 형태의 아동노동도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라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시작했으며 어떤 결과가 나오든 단호한 대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조지 클루니 "참담한 심정"


네스프네소의 얼굴 역할을 맡아왔던 조지 클루니는 이번 사건에 대해 "충격적이며 참담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단순히 입장을 밝히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대한 견제와 균형을 잡는 일은 기업 스스로 노력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 디스패치 같은 독립 언론이 나서서 약속이 지켜지는지를 확인해야만 가능한 것"이라면서 "디스패치 제작진이 문제의 농장에서 일어난 아동노동 문제가 개선되고 있는지도 계속 정확히 보도해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 노동 시달리는 전세계 어린이 1억5200만명


아동노동이란 산업현장에서 일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빼앗겨 기본적인 교육 기회를 박탈하는 경우를 말한다.

유엔 산하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지난 2016년 현재 아동노동에 시달리는 전세계 어린이는 1억5200만명 수준이다. 앞서 2012년의 1억6800만명에 비하면 1600만명 감소하고 있으나 여전히 적지 않은 규모다.

유엔은 2021년을 아동노동 근절을 위한 원년으로 선언하고 아동노동 해소를 위한 국제적 노력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 근본원인 해소가 근본 대책


그러나 문제는 노동에 시달리는 어린이는 대부분이 가난한 가정 출신이고 부모의 결정이나 부모를 도우려는 취지로 아동노동이 일어나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 기준 위반에 대한 강력한 조치도 중요하지만 학교에 있어야 할 어린이들을 커피농장을 비롯한 1차 산업현장으로 내몰고 있는 저개발국의 사회적 환경을 아울러 개선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 국제반노예연대(Anti-Slavery International)에서 일한 강제노동 전문가 에이단 맥퀘이드는 기고에서 "제3자가 저지르는 아동 노동학대와는 달리 아동노동은 가정이란 상황에서 이뤄지는 게 특징"이라면서 "자녀의 부모가 처참한 빈곤상태에서 벗어나려고 갖은 노력을 다하는 과정에서 아동노동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 때문에 만약 문제의 커피 업체들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어난다면 판로가 없어진 농장들은 어려움에 처할 수 밖에 없고 여기서 일하는 가족들과 그에 속한 어린이들의 사정은 어 나빠질 수 밖에 없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며서 "아동노동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개선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안지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