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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리포트] 코로나19 슈퍼전파자는 '있는 집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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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리포트] 코로나19 슈퍼전파자는 '있는 집 자식'

17번째 확진자와 같은 동네에 살고 있던 주민들이 감염을 우려해 다른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17번째 확진자와 같은 동네에 살고 있던 주민들이 감염을 우려해 다른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17번째 확진자와 같은 동네에 살고 있던 주민들이 감염을 우려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하노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베트남 현지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번 확진배경은 소위 말해 베트남에서 있는 집 자식인 부자집 딸이 이탈리아를 비롯해 유럽을 활보하다가 감염된 상태로 돌아왔다. 노동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신분인 탓에 자가격리 중에도 마음껏 활보하며 수많은 행사장을 비롯해 지인을 만나고 다녔다. 이 확진자와 같이 비행기를 탓던 현지인들도 비슷한 위치에, 하노이 복귀 때만 해도 코로나와 무관한 상태였기 때문에 활동반경이 넓은 것이 특징이다. 지역사회 감염우려로 조성된 공포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이유다.

9일(현지시간) 베트남 현지매체 등에 따르면 하노이 시 첫 확진자로 분류됐던 17번째 여성과 함께 비행기를 탑승한 외국인 9명이 한꺼번에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베트남 내 확진자는 완치판정을 받은 16명을 포함해 총 30여명으로 늘었다. 문제는 같은 비행기를 탓던 승객들의 활동범위가 굉장히 넓어 지역사회 감염이 시간문제라는 점이다.

이들은 각각 하롱베이가 있는 꽝닌성에 4명, 북부지역 라오까이 성에 2명, 다낭에 2명, 후에에 1명 등 중북부지역에 광범위하게 퍼졌다. 9명 중 8명이 비지니스석, 1명이 이코노믹석에 탑승했다. 확산범위가 항공기편 전체로 퍼진 상태다. 이들의 나이는 대략 50세에서 74세로 대부분 고령층에 속하는 것을 감안하면 완치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지역사회 감염우려가 커지면서 생필품 사재기를 위한 현지인들의 무질서가 시작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지역사회 감염우려가 커지면서 생필품 사재기를 위한 현지인들의 무질서가 시작되고 있다.


지역사회 감염우려가 커지면서 생필품 사재기를 위한 현지인들의 무질서가 시작되고 있다.

더 문제는 같은 비행기에 탓던 현지인들이다. 이들은 유럽을 자유롭게 여행하는 쉽게 말해 돈 있고, 권력이 있는 계층들이다. 중국이나 한국에서 왔다가 바로 강제 격리된 현지 근로자들이나 해외 주재원들과는 격이 다르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 격이 다른 이 차이가 지역사회에 감염을 확산시키고 있다.

철부지 부자집 딸로 비난받고 있는 최초의 17번째 감염자만 해도 그렇다. 일본 철강회사 대표이사의 자녀로 알려진 17번째 확진자는 이미 몸에 이상을 느껴 영국에서 비행기를 탔고, 이상이 있는 상태에서 지난 2일 하노이로 복귀했다.

자가격리 중인 기간에 유니클로 오픈행사를 비롯해 수많은 행사장과 클럽을 돌아다녔다. 같은 집에 있던 운전기사와 가정부를 포함해 친척들까지 12명을 감염시켰다. 하지만 이 수치는 단순히 집에서 항상 같이 있던 사람만 포함된 숫자다. 행사장과 친하게 지내던 지인들을 포함하면 500여명이 넘는 사람들과 접촉했다.

8일 확진 판정을 받은 21번 확진자도 유사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나이가 61세 고령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코로나19에 취약한 노인계층으로 급속히 확산됐을 가능성에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17번째 확진자를 비판하는 글들이 SNS상에 올라오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17번째 확진자를 비판하는 글들이 SNS상에 올라오고 있다.


17번째 확진자를 비판하는 글들이 SNS상에 올라오고 있다.

21번 확진자는 슈퍼전파자인 17번 확진자와 5~6m 떨어진 비행기 좌석에 있었지만 감연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에서는 최대한 노출을 차단하고 있지만 베트남 기획투자부 장관과 출장에 동행했던 고위직 공무원이란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21번 확진자의 경우 유럽에서 돌아온 뒤에도 수많은 국가 행사장을 방문했으며, 식사모임과 골프장 회동도 많이 가졌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소식이 퍼지면서 하노이 시 일대는 공포감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실시간으로 정보가 제대로 전달이 안되다 보니 일반인들의 경우 코로나19가 마치 불치병인것처럼 인식되면서 사재기를 비롯해 우한과 같이 도시 대탈출을 감행하는 모습이다.

하노이 시에서 병원을 운영중인 한국인 A원장은 “코로나는 치료가 안되는 무서운 병이 아니다. 오히려 건강한 사람은 감기처럼 지나갈수도 있다. 너무 공포감이 조성되어 있어 걱정이다”고 말했다.


응웬 티 홍 행 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