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정체되고 있는 재건축·재개발 현장들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기업형 민간임대’ 방식을 도입했던 조합들이 최근 사업성 저하를 이유로 원래의 재건축‧재개발 방식으로 선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공공지원민간임대 연계형 정비사업의 일반 재개발 전환 움직임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미 착공에 들어간 사업지에서도 일반 재개발 방식으로 회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산 남구에 위치한 우암2구역은 최근 공공지원민간임대 정비사업 진행 여부를 놓고 ‘조합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이 사업은 부산 남구 우암동 129 일원에 아파트 3018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신축하는 내용으로, 지난 2016년 상반기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지로 선정됐다가 이후 대림산업을 시공사로 선정해 지난해 9월 착공에 들어갔다. 현재 공정률은 10%로 정도로 알려졌다.
논란의 발단은 일부 조합원들이 올들어 1월 11일 임시총회를 열어 우암2구역 조합 집행부를 해임·직무정지 시키면서부터 시작됐다. 새로운 집행부 선출 후 공공지원 민간임대를 포기하고 일반 재개발로 전환하자는 것이 일부 조합원들의 주장이다.
공공지원 민간임대 정비사업은 임대사업자의 일반분양 물량 매입 계약이 관리처분인가 시점에서 이뤄진다. 때문에 실제 착공 시점까지 발생한 사업비 증가분을 조합원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구조이다.
다른 지역에서도 ‘탈(脫) 공공지원 민간임대’ 행렬이 잇따르고 있다. 인천 부평4구역은 지난해 국토교통부로부터 뉴스테이 지원대상 취소 확정 공문을 받았고, 청천2구역 역시 국토부의 뉴스테이 취소 공문을 받아 일반 재개발로 전환했다.
청천2구역 조합 관계자는 “최근 부평구 일대 분양시장의 경우 3.3㎡당 평균 일반분양가격이 과거보다 많이 올랐다"면서 "일반 재개발 방식으로 사업 변경시 조합원 수익이 더 커질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앞으로도 일반 재개발사업으로 전환하는 공공지원 민간임대 사업장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현 공공지원 민간임대 정비사업 제도 특성상 조합원 분담금은 늘어나고, 임대물량 인수자는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라면서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한 조합 입장에선 굳이 민간임대 정비사업 참여 필요성을 못 느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일반 재개발사업으로 돌아갈 경우 조합은 그동안 정부로부터 받았던 용적률 등 각종 혜택을 잃게 되고, 이미 투입된 사업비도 매몰비용으로 전락할 수 있어 신중하게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