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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규제·코로나로 꽉 막힌 건설사 '해외수주‘로 숨통 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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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규제·코로나로 꽉 막힌 건설사 '해외수주‘로 숨통 튼다

3월 기준 해외수주액 95억4천만달러…전년비 138% ↑
플랜트 넘어 주상복합·상업시설·도로공사까지 다변화

그래픽=이서희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그래픽=이서희 기자
국내 건설업계가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쳐 꽉 막힌 건설경기의 활로를 해외시장에서 적극 찾고 있다.

10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1월 1일부터 3월 9일까지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 수주액은 총 95억 3787만 달러(약 11조 4000억 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40억 105만 달러보다 약 2.4배 늘어난 수주실적이다. 또한 2015년 같은 기간 해외수주액 약 110억 달러 이후 5년 만에 최대 실적이기도 하다.

올들어 해외 수주건수(122건)와 시공건수(1818건)도 전년동기 대비 각각 21%, 13% 증가해 건설업계의 숨통을 틔여주고 있다. 회사 설립 이후 최초로 해외건설시장에 진출한 기업 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 9개에서 올해 15개로 6개사가 늘었다.

사업 영역도 다변화하는 추세다. 국내 건설사들이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석유화학 플랜트 분야를 비롯해 주상복합, 신도시, 상업시설, 도로공사 분야까지 해외시장 영역이 넓어졌다.

건설사별 수주실적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이 10일 기준 계약액 35억 달러대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삼성물산 25억 달러 ▲현대건설 18억 달러 ▲현대엔지니어링 4억 6000만 달러 ▲에스앤아이 3억 달러 ▲GS건설 2억 6000만 달러 ▲대림산업 1억 5000만 달러 순으로 집계됐다.

수주 국가는 현재 66개국에 이르며, 개별국가로는 아프리카의 알제리가 약 24억 달러로 가장 많았다. 사우디아라비아(18억 6000만 달러), 방글라데시(16억 7000만 달러), 카타르(14억 7000만 달러)에서 국내 건설사들이 나란히 10억 달러 이상 해외수주고를 기록하고 있다.
올들어 건설사의 해외수주로 눈여겨 볼만한 사례로는 반도건설을 먼저 꼽을 수 있다.

반도건설은 지난 1월 하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중심가에 ‘더 보라(The BORA) 3170’ 주상복합 프로젝트의 본착공에 들어갔다.

이 사업은 지난 2011년 ‘두바이 유보라타워’ 프로젝트 성공 준공 후 반도건설이 9년 만에 이뤄낸 해외개발사업로 주목받았다.

‘더 보라 3170’는 지하 1층~지상 8층 총 252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을 신축하는 해외사업으로,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미국 시장의 잠재성을 염두에 두고 LA를 비롯해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 현지시장을 직접 돌며 면밀히 검토한 끝에 낙점했다.

반도건설이 미국 LA에서 건설 중인 '더 보라(The BORA) 3170’ 주상복합 투시도. 사진=반도건설이미지 확대보기
반도건설이 미국 LA에서 건설 중인 '더 보라(The BORA) 3170’ 주상복합 투시도. 사진=반도건설


대우건설도 지난달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신도시개발 참여 계획을 밝혔다. 하노이 구도심 북서쪽에 위치한 서호 지역에 여의도 면적의 3분의 2 크기 규모의 신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대우건설은 국내 금융기관 6곳과 투자개발 합의서를 맺었다.

도로·철도 등 비(非)주택 분야 해외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시티건설은 지난달 아프리카 가나 정부가 발주한 총 7547만 달러 규모의 도로공사 3건을 수주했다.

현대건설도 포스코건설·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이뤄 중남미 파나마에서 28억1100만 달러 규모의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건설공사’를 따냈다.

이 공사는 수도 파나마시티와 서쪽 외곽을 연결하는 총 연장 25㎞ 모노레일 건설사업으로, 파나마 역대 최대 규모의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이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 실적이 올들어 두 달여만에 100억 달러대로 진입하는 호조를 보이자 시장에서는 올해 해외수주 목표액 300억 달러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추진한 건설 프로젝트 가운데 다수가 올해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으며, 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가 주도한 투자개발사업의 수주도 예정돼 있어 지난해보다 해외건설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최근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과 국제유가 하락 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은 우리 기업의 해외건설 수주활동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