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G 칼럼] 하루에 증발한 ‘시가총액 방정식’

공유
1

[G 칼럼] 하루에 증발한 ‘시가총액 방정식’

12일 증시에서는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61조 원이나 증발했다. 이미지 확대보기
12일 증시에서는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61조 원이나 증발했다.
12일 하루 동안 증권시장에서 주식시가총액이 61조1750억 원이나 ‘증발’했다는 소식이다.

지난 9일에도 시가총액은 67조6782억 원이 연기처럼 사라졌다고 했다.
월급이 ‘몇 백만 원’에 불과한 ‘서민 월급쟁이’로서는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엄청난 ‘거금’이 아닐 수 없다.

12일에 증발했다는 61조1750억 원이 얼마나 ‘큰돈’일까. 계산하기 쉽게 ‘우수리’를 떼고 60조 원을 가지고 계산해보자.

60조 원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1조7000억 원인 정부안을 18조 원으로 늘리려는 추경을 3번이나 편성하고도 남는 거금이다.

60조 원이 있었더라면,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홍남기 경제부총리에게 “소극적으로 나오면 우리 당이 나서서 해임 건의를 할 수도 있다”고 거칠게 압박할 필요도 없었다. 그런 거금이 하루 사이에 사라진 것이다.

이날,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은 직장인 1538명을 대상으로 '노후 준비'에 대한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평균 ‘7억 원’이 있어야 노후 대비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이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직장인은 35.6%에 그쳤다고 했다.
하지만, 60조 원이 있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60조 원의 ‘거금’은 자그마치 8만5714명의 월급쟁이에게 ‘7억 원 꿈’을 해결해줄 수 있는 돈이다.

67조6782억 원의 시가총액이 날아간 지난 9일, 사람인은 직장인 3000명을 대상으로 ‘1억 원대 이상 연봉을 꿈꾸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53.7%가 ‘그렇다’고 밝히고 있었다. 이들이 받고 싶은 가장 높은 연봉은 평균 1억6559만 원으로 집계되었다고 했다.

60조 원의 거금은 36만2340명의 월급쟁이에게 ‘억대 연봉’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돈이다.

몇 가지 더 보태보자.

▲60조 원은 5000만 국민 모두에게 1인당 1200만 원씩 돌아갈 수 있는 ‘거금’이다. 4인 가족이면 어지간한 대기업의 한 달 월급 정도인 480만 원이다.

▲50조 원은 5억 원짜리 아파트 12만 가구를 살 수 있는 거금이다.

▲60조 원은 ‘희망연봉’ 3000만 원짜리 월급쟁이 200만 명을 1년 동안 고용할 수 있는 무지 큰돈이다.

▲60조 원은 100만 실업자에게 6000만 원씩 나눠줄 수 있는 돈이다. 6000만 원이면 어지간한 장사밑천을 해도 될 만한 거금이다.

이런 엄청난 거금이 하루 사이에 ‘증발’하고 있었다.

우리 대한민국의 경우만 이랬다. 아시아와 유럽, 아메리카 등 세계 증권시장에서 ‘거품’이 된 시가총액을 모두 합치면 ‘보통 머리’로는 상상하기조차 껄끄러울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