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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결집하는 조원태’ VS ‘파고드는 3자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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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결집하는 조원태’ VS ‘파고드는 3자 연합’

오는 27일 한진칼 주총 앞두고, 신경전 고조…대세론은 누구? 주총 앞 일주일 ‘최대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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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오는 27일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반(反)조원태 진영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의 ‘3자 연합’간 공방전이 치열하다.

조 회장 진영은 현직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한 전방위적 내부 결집에 나서고 있는 반면, 反조원태 진영은 ‘에어버스 리베이트 의혹’ 제기와 법원에 가처분 신청 등으로 조 회장의 세확산 차단에 집중하는 형국이다.

‘親조원태-反조원태’ 양 진영간 한진칼 지분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앞으로 국민연금과 소액주주 표심 확보를 위한 여론전이 한층 격렬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내부 결집하는 한진, 조원태 지지세 공고화

주총을 보름가량 앞두고 조 회장 진영은 내부 결집을 공고히 하는 모양새다. 대한항공 노조에 이어 전현직 임직원은 3자 연합을 겨냥해 “대한항공 2만 노동자와 수많은 협력업체 직원 그리고 그 가족의 생존권과 삶의 터전을 뒤흔들고 있다”며 일찌감치 조 회장 지지를 선언한 상태다.

최근에는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사우회가 한진칼 주총에 참여키로 하면서 사실상 공식적으로 조 회장 우호군에 편입됐다. 노조가 앞서 조 회장 지지 입장을 밝힌 터라 내부 직원들 중심으로 구성된 자가보험과 사우회가 조 회장에 손을 들어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대한항공 직원들의 의료비 지원을 위한 상호 부조 목적으로 설립된 자가보험은 기존에 보유했던 대한항공 주식을 지난 2013년 한진칼 주식으로 전환했다. 사우회 역시 임직원과 지역사회 주민의 복리 증진을 위해 설립된 단체로, 회사가 설립 당시 기본 자금을 출자했다.

대한항공 자가보험, 사우회 등은 한진칼 주식 224만1629주(3.8%)를 확보하고 있어, 주총을 앞두고 조 회장은 또다른 우군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물론 자가보험은 한진칼 주총에서 다뤄질 안건별 찬반 의견을 내부적으로 수렴하기로 했지만 조 회장에 편에 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진그룹 내부에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한진그룹 지키기’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달 3일 카카오톡에는 ‘한진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모임’ 제목으로 채팅방이 개설됐다. 대화명 ‘첫사랑’이 개설한 이 채팅방에는 한진그룹 현직 뿐 아니라 퇴직 임직원, 또 소개로 참여한 일반인 등 11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채팅방 참여자들은 ‘한진칼 주식이 있는 지인이 주변에 있다면 주주총회에서 현 경영진을 위해 힘을 보탬이 되어 줄 것을 간절히 요청한다’는 등의 조 회장 지지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대한항공 사내 익명게시판인 ‘소통광장’에선 ‘한진칼 주식 10주 사기 운동’ 동참 의견이 개진되기도 했다. 조 회장 등 현 경영진에 힘을 모아주자는 차원에서다.

◇反조원태 진영 ‘3자 연합’, ‘조원태 쏠림’ 차단 주력

反조원태 진영인 ‘3자 연합’도 공세 수위를 높이며 여론몰이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에어버스 리베이트 의혹’ 등을 제기하며 조 회장 진영으로의 쏠림 차단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한진그룹 내부로부터 지지표를 이끌어 내기 쉽지 않은 ‘3자 연합’ 입장에선 내부 균열 유도와 조 회장의 세확장 차단이 시급하다. 동시에 3자 연합에 대한 우호적 여론도 확산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3자 연합이 최근 제기한 ‘에어버스 리베이트 의혹’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3자 연합은 지난 6일부터 조 회장 등 경영진 퇴진과 수사를 촉구해야 한다며 리베이트 의혹을 연이어 제기했다.

지난 11일에는 “에어버스는 2015년 11월 3일 한진그룹 산하 정석인하학원에 발전기금 900만 달러를 내놓았고, 다음날 에어버스가 대한항공으로부터 에어버스 A321네오 항공기 30대 확정주문을 받고 추가로 20대의 옵션을 받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리베이트 관행이 이어져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3자 연합은 “대한항공은 불법 리베이트 수수 과정에서 어떤 내부적인 통제 시스템도 작동한 바 없었고 의혹이 드러난 현재에도 아무런 실질적인 조사 없이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조 회장이 2010년~2013년 당시 대한항공 핵심 임원으로 재직한 만큼 관련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연계성을 거듭 제기했다.

3자 연합은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사우회 등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에 대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행사를 할 수 없도록 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한 상태다. 이들은 “(자가보험·사우회)이들 단체는 대한항공이 직접 자금을 출연한 단체고 임원들도 대한항공의 특정 보직의 임직원이 담당하는 등 조원태 대표가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단체로 특수관계인에 해당한다”며 “이들 단체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의결권 행사가 금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3자 연합의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판단은 한진칼 주총 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 한 관계자는 선거 유권자의 투표 성향을 전제로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계 타격 등 각종 변수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보통 ‘안정’에 힘을 실어주는 성향을 보인다”면서 “안정은 집권세력에 유리할 수 있겠지만, 현 시국에서 단 한 번의 실수로 인한 역풍은 상당히 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를 코앞에 두고 양측간 표대결이 팽팽하다면 통상 양 진영이 주장하는 내용의 신뢰성이 최종 표심의 향배를 결정짓게 한다”며 “투표 일주일 전이 유권자의 표심의 최대 분수령이 된다”고 강조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