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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보고 걸으면 가시밭길도 꽃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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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보고 걸으면 가시밭길도 꽃길이 된다

백승훈 시인의 들꽃칼럼 '마음에 꽃을 심다'(매직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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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울 수 없는 이유' '매화는 한평생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꽃의 절정의 시간은 매우 짧다'

숲해설가이자 시인인 백승훈 씨(63)가 글로벌이코노믹에 연재한 들꽃칼럼을 묶어 '마음에 꽃을 심다'(매직하우스)를 펴냈다.
백 시인은 매주 수요일 들꽃칼럼을 통해 독자들에게 꽃향기를 배달하며 자연의 지혜를 일깨워주고 있다. 특히 시인으로서의 맛깔스런 글솜씨와 숲해설가로서의 전문지식을 버무려 인생을 관조한 삶의 깨달음을 전해준다.

이번 책은 '꽃에게 말을 걸다'(2011년)와 '들꽃 편지'(2014년)에 이어 세 번째 야생화 에세이집이다. 칼럼 한 편 한 편마다 꽃에 대한 시와 함께 산과 들을 누비며 애정을 쏟은 꽃 사진이 우리 가슴을 포근하게 적신다.

저자는 "꽃을 좋아하는 데에 특별한 이유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꽃은 우리 주변에서 만나는 가장 사랑스러운 존재이다. 집안의 작은 꽃밭이나 길가에 피어 있어도 아름답고 인적 드문 산속이나 들판에 피어 있어도 맑은 향기와 화려한 빛깔로 세상을 밝고 즐거운 곳으로 만들어준다"고 꽃에 대해 예찬한다.

이어 "그동안 내가 꽃에게 말을 걸면서 알게 된 것은 조금만 마음의 여유를 갖고 꽃을 보는 시간을 갖는다면 인생이 훨씬 풍요롭고 아름다워질 것"이라며 "아이와 같은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을 지닌 사람만이 꽃의 섬세한 아름다움을 알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구상에서 꽃을 피우는 속씨식물은 약 26만종이라고 한다. 비록 이 책에 소개하는 꽃의 숫자는 지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팍팍한 삶의 발걸음을 잠시라도 멈추고 꽃향기를 맡으며 마음의 평화를 누리기를 저자는 바란다.

"꽃의 절정은 낙화 직전이란 말이 있듯이 필 때보다 질 때 더 아름답다. 절정의 시간은 매우 짧다. 그렇다고 지는 꽃에 굳이 슬픔에 잠기거나 미련을 가질 필요는 없다. 지는 꽃이 있으면 피어나는 꽃도 있게 마련이며 꽃 진 자리엔 열매가 맺히고 그 열매가 땅에 떨어져 다시 싹을 틔워 꽃을 피운다. 세상은 그렇게 끝없이 순환하며 우주의 수레바퀴를 밀고 간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