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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쓰나미’ 덮친 유럽 일상생활마저 ‘셧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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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쓰나미’ 덮친 유럽 일상생활마저 ‘셧다운’

이탈리아, 전국 이동제한 이어 상점 휴업령으로 술집·식당 등 문 닫아
프랑스, 전국 음식점과 카페 등 상점 영업 전면 금지-종교의식도 중단
스페인, 2주간 전국 이동제한… 독일, 50명 이상 참석 모든 행사 금지

14일 이탈리아 로마 중심부의 쇼핑가 거리가 행인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에서는 피아차 델 포폴로에서 피아차 베네치아까지 이어지는 중심가의 주요 쇼핑 거리 중 하나가 완전히 인적이 끊겼다. 이탈리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적으로 봉쇄 조치가 내려졌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14일 이탈리아 로마 중심부의 쇼핑가 거리가 행인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에서는 피아차 델 포폴로에서 피아차 베네치아까지 이어지는 중심가의 주요 쇼핑 거리 중 하나가 완전히 인적이 끊겼다. 이탈리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적으로 봉쇄 조치가 내려졌다. 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럽 대륙을 ‘쓰나미’(지진에 의해 생기는 해일로 해안가 지역을 초토화 인명·재산피해를 가져오는 자연재해)처럼 휩쓸고 있다. 각국은 국경을 봉쇄하고 상점과 음식점 영업까지 금지하고 있다. 이동제한도 점차 늘어가고 있다. 이런 극약처방에도 코로나19는 ‘쓰나미’처럼 유럽인들의 일상을 휩쓸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3497명 증가하며 전국 누적 확진자가 2만1157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에서 일일 신규 확진자가 3000명을 넘은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탈리아는 지난 12일부터 전국 이동제한에 이어 상점에 휴업령을 내리는 등 술집과 식당, 미용실 등이 문을 닫았다.

실외 활동과 사교 모임을 즐기는 이탈리아의 생활방식은 중단됐고, 이탈리아인들의 일상을 서서히 갉아먹고 있다.

프랑스도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해 전국의 음식점과 카페 등 상점의 영업을 당분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1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추가 발표가 있을 때까지 15일 자정부터 국가 운용에 필수적이지 않은 다중시설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카페, 레스토랑, 영화관, 나이트클럽 등이 포함된다"면서 슈퍼마켓과 약국을 제외한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아야 한다고 말했다.

가톨릭 성당과 이슬람 사원 등 전국의 종교시설은 폐쇄되지 않지만 여러 사람이 모이는 형태의 종교의식도 전면 중단된다.
프랑스의 코로나19 확진자는 현재 3661명으로 유럽에서 확진자가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에 이어 네 번째로 많으며, 사망자는 79명으로 한국의 72명을 앞섰다.

프랑스의 코로나19 치명률은 2.16%로 한국(0.89%)의 2.4배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약국에서 14일 약사가 '마스크, 소독용 알코올, 손 세정제 품절'이라고 쓰인 안재문을 붙이고 있다. 스페인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날부터 2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스페인은 이탈리아에 이어 2번째로 전국적인 봉쇄 조치에 들어간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약국에서 14일 약사가 '마스크, 소독용 알코올, 손 세정제 품절'이라고 쓰인 안재문을 붙이고 있다. 스페인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날부터 2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스페인은 이탈리아에 이어 2번째로 전국적인 봉쇄 조치에 들어간다. 사진=뉴시스

스페인 정부는 예고한 대로 이날 15일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스페인 전역에서 모든 국민이 2주간 생필품과 약품 구매, 출퇴근 목적을 제외하고는 자택에 머물러야 한다고 스페인 정부는 밝혔다. 특히 스페인은 사람과 물자의 이동제한을 위해 군대도 필요시 투입하기로 했다.

스페인 보건부에 따르면 스페인 전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5753명으로 하루 전보다 1500명 이상이 늘었다. 이는 지난 8일보다 10배로 늘어난 수치다. 누적 사망자는 136명이다.

독일은 애초 17일부터 실행하기로 전날 결정한 클럽과 술집, 바의 운영 중지 방침을 이날부터 앞당겨 시행하기로 했다. 베를린의 확진자는 이날 200명이 넘어섰다.

베를린시 당국은 50명 이상이 참석하는 모든 행사를 금지했다. 사적 행사도 마찬가지다.

모든 극장과 콘서트홀, 박물관, 성 등에 대해서도 운영 중지 결정을 내렸다. 쾰른 등 독일의 다른 도시에서도 비슷한 조처가 내려졌다.

영국은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340명 넘게 늘어나면서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BBC에 따르면 영국 보건부는 “오전 9시(그리니치표준시·GMT)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114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날 하루 확진자는 342명 늘었다. 사망자도 하루사이 10명 늘어나 전체 21명에 달했다.

오는 5월 7일 예정된 잉글랜드 지방선거를 1년간 연기하기로 했다. 프리미어리그(EPL)와 챔피언십리그, 잉글랜드축구협회(FA) 여자 슈퍼리그 등 모든 프로축구경기도 내달 3일까지 전면 중단됐다.

엘리자베스 여왕도 내주 예정된 지방 일정을 취소했고, 찰스 왕세자 부부 역시 예정됐던 해외 방문을 취소했다.

이 밖에도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등도 국경을 봉쇄하고 자국민에게 불필요한 해외여행을 자제해 달라고 권고했다.

한편 코로나19가 강타한 이탈리아에서 사람들이 노래와 박수로 서로를 응원하고 나섰다.

14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이탈리아 전역에서 많은 사람이 이웃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며 장소는 여러 사람이 모이는 광장이 아닌 각자의 집이라고 전했다.

이는 '#떨어져서 함께'(#unitimalontani)라는 캠페인으로,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희망을 잃지 말자는 취지의 플래시몹이다.

사람들은 첫날인 지난 13일 국가를 불렀으며, 14일에는 이탈리아에서 인기 있는 노래인 '아주로'(Azzurro)를 부를 예정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