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성 매니저는 “카카오뱅크 저금통을 출시한지 3개월 정도 지났는데 신규 계좌 개설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며 “동전만으로 약 3달만에 7만 원 이상 저축한 고객들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연 매니저는 “고객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자신이 저금통으로 모은 아이템을 인증하는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며 “저금통은 모아진 금액을 보여주지 않고 비슷한 금액의 아이템을 보여주기 때문에 저금통에 모인 금액을 어떻게 알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꿀팁'을 공유하는 등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저금통에 모인 돈은 소액이지만, 그만큼 고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재미있게 저축습관을 키워보고자 한 점이 카카오뱅크 저금통의 기획의도라는 것이다.
소액 저축 상품은 카카오뱅크 말고도 이전에 다수 출시됐다. 기존과 차별성이 없다면 인기를 끌지 못했을 것이다.
김기성 매니저는 “시중에도 다양한 소액저축 상품이 있지만 저축하는 과정은 중요하게 고려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저축하는 과정을 재미있게 만드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얼마나 모았는지 정확히 보여주기 보다는 실제로 돼지 저금통에 저축하는 것처럼 금액을 보여주지 않고 아이템으로 표현해 저축 과정에 즐거움을 준 것이다.
카카오뱅크가 저금통을 내놓으며 고심한 부분 중 하나는 누구나 저축을 쉽고 재미있게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었다.
김지연 매니저는 “큰 돈을 저축하기 부담스러운 사람들도 1원부터 부담없이 저축할 수 있고 꾸준히 저축하다 보면 어느새 목돈이 될 수 있다”며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 곧 저축습관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저금통은 물론 이전의 서비스들은 기획 단계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을 얼마나 잘 이해했느냐다.
김기성 매니저는 “모바일 금융상품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점은 고객에 대한 이해”라며 “이를 위해 기존 데이터 확인과 함께 사용자 리서치를 병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과정은 상품의 컨셉을 정의하고 상세 기획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하나의 기준이 되고 필요한 경우 시제품을 통해 검증을 진행하기도 한다”며 “카카오뱅크 서비스가 간결하고 일관성 있는 경험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사용자 중심의 기획과 디자인 덕분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저금통은 현재 매일 1천 미만의 잔액을 저금하는 방식으로만 저축을 할 수 있다. 단순한 규칙은 고객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쉽게 싫증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김지연 매니저는 “부담없이 적은 금액으로 저축 습관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컨셉은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며 “다만 기존 동전모으기를 통해 목표 금액에 도달하는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규칙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저금통의 새로운 모으기 규칙을 3월 내 공개할 예정이다.
백상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s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