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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발전 가세로 LNG터미널 '춘추전국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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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발전 가세로 LNG터미널 '춘추전국시대'

2023년 LNG 직도입 앞두고 평택 중유탱크터미널을 LNG터미널로 전환 검토
가스공사 개별요금제, 민간 LNG터미널 임차 등과 경제성 비교 뒤 최종 결정
가스공사·민간에너지기업 분점 시장 구도에 석유공사도 합류 '다자경쟁' 예고

한국서부발전 평택발전본부 복합화력발전소 모습. 사진=한국서부발전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서부발전 평택발전본부 복합화력발전소 모습. 사진=한국서부발전
한국서부발전이 자사 발전소에 사용할 액화천연가스(LNG)를 직도입한데 이어 아예 자체 LNG기지 건설을 검토하고 있어 한국가스공사가 주도하는 LNG터미널 시장 판도에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21일 서부발전과 업계에 따르면, 서부발전은 경기 평택시 아산만 연안에 있는 평택발전본부 중유탱크터미널을 LNG터미널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사업은 총 10기의 중유탱크가 있는 기존 중유탱크터미널 부지 또는 대체부지에 서부발전의 자체 수요를 위한 LNG터미널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다만, 서부발전은 LNG 직도입을 오는 2022년 12월 이후부터 시작할 예정이어서 LNG터미널 건설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사업성 등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서부발전은 검토 결과에 따라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건설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강조해 건설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올해 상반기 중에는 결과를 내지 않을 것"이라며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의를 거쳐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그때 가서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서부발전의 LNG터미널 건설사업은 상업용 LNG 트레이딩보다는 자체수요 충당에 초점을 맞춘 사업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라 LNG 발전비중을 높이고 있는 발전공기업이 LNG터미널 사업에까지 뛰어든다면 기존 한국가스공사와 소수 민간에너지기업으로 이루어진 LNG터미널 판도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서부발전은 오는 2022년 12월 완공 예정인 경기 김포시 양촌읍 510메가와트(㎿)급 김포열병합발전소부터 LNG 직도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9년 설계 수명이 끝나는 충남 태안군 원북면 태안화력발전소 3,4호기도 수명을 연장하지 않고 1,2호기와 같이 LNG발전소로 전환하기로 결정해 서부발전은 LNG발전 비중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

서부발전은 평택 LNG터미널 전환 검토작업을 계기로 자체 LNG터미널 구축이 가스공사의 발전용 LNG 개별요금제 활용, 민간 LNG터미널 임차를 통한 공급 등과 비교해 경제성이 있는지 분석할 계획이다. 동시에 LNG터미널의 규모, 부지, 예상 사업비도 검토할 방침이다.

현재 국내 LNG터미널 사업은 충남 당진에 제5 LNG기지를 건설하고 있는 가스공사를 비롯해 국내 최초 민간 LNG터미널인 전남 광양LNG터미널을 운영하는 포스코에너지, 충남 보령LNG터미널을 운영하는 GS에너지와 SK E&S 등 소수의 기업들이 시장을 분점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양이 전남 여수 묘도에 20만 킬로리터(㎘)급 LNG 저장탱크와 터미널 건설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한국석유공사와 SK가스가 울산에서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사업의 하나로 LNG터미널 사업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어 LNG터미널 사업은 가스공사의 독점체제가 깨진 이후 시장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