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전망 엇갈리는 신세계와 롯데의 '이커머스 도전장'

공유
1

전망 엇갈리는 신세계와 롯데의 '이커머스 도전장'

롯데온의 뚜렷한 차별화 전략이 없다는 의견 다수

신세계와 롯데가 이커머스 시장에서 다시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이미지 확대보기
신세계와 롯데가 이커머스 시장에서 다시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유통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유통 대기업 롯데와 신세계가 이커머스 시장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 그룹의 ‘이커머스 도전장’에 상반된 시선으로 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로젠택배 매각주간사인 씨티글로벌그룹마켓증권에 인수 의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SSG닷컴은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SSG닷컴은 꾸준히 배송 혁신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신세계는 2015년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에도 이름을 올렸다가 불참을 선언했다. 현재 SSG닷컴은 직매입 상품에 한해 ‘쓱배송’을 진행하고 있다. 쓱배송은 일정 시간 안에 주문하면 고객이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제품을 배송하는 서비스다. 올해부터는 새벽배송 권역을 확장하며 배송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SSG닷컴이 로젠택배를 인수하면 온라인 물류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쓱배송은 서울·경기에 집중돼 있지만, 로젠택배 인수를 통해 전국적인 물류망을 빠르게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쇼핑 시장이 크게 확장돼 배송 혁신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어 SSG닷컴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쿠팡, 마켓컬리 등이 총알배송, 새벽배송 등으로 성장한 만큼 SSG닷컴이 자체 물류 시스템을 정비한다면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통합 온라인 플랫폼 ‘롯데온’ 출범을 앞두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오프라인 매장과 인터넷의 연계를 강화해 매출 증대를 노리는 '옴니 채널 전략'을 본격화하겠다”고 선포하면서 롯데온을 올해의 핵심 사업으로 꼽았다. 롯데는 롯데온을 위해 올해까지 3조 원가량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2023년까지 온라인 취급액 20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롯데온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다. 아직 구체적인 운영 방안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신세계가 가는 방향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롯데온이 현재 강조하는 점은 롯데홈쇼핑, 롯데닷컴 등 롯데의 대표 7개 쇼핑몰을 한 번의 로그인으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에 신세계가 SSG닷컴을 통해 선보인 방식이다. 신세계가 배송 혁신 등으로 기존 이커머스와 경쟁할 때, 롯데는 ‘신세계 따라잡기’에 급급해 보인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이 가운데 롯데쇼핑은 오는 29일로 예정됐던 롯데온 오픈을 4월 말로 연기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져 마케팅이나 출범 행사 등을 진행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창 온라인 쇼핑 수요가 높아지는 시기지만,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개점 특수’를 누리기 어려워 시기마저 롯데를 도와주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온이 계열사 배송 통합을 어떻게 정비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기존 이커머스 기업들의 업무 처리 프로세스 등을 금방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