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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회사채 만기 6조5000억 원, 역대 최대…대한항공 2400억 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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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회사채 만기 6조5000억 원, 역대 최대…대한항공 2400억 원 등

정부, 채권시장안정펀드 재가동...자금난 겪는 기업에 유동성 공급
회사채 미매각 잇따라, 차환 ‘빨간불’

채권시장 안정대책과 주요 금리 추이, 자료=유진투자증권이미지 확대보기
채권시장 안정대책과 주요 금리 추이, 자료=유진투자증권
4월에 회사채 만기가 집중된다. 역대 4월 물량 가운데 만기예정 회사채 규모는 6조5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규모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 불안이 커지며 일부 기업들은 회사채 상환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12월이 만기인 국내 회사채 50조8727억원 어치 중 4월 한 달간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는 6조5495억 원에 이른다. 금투협이 지난 1991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역대 4월 만기 회사채 규모로 가장 많다.
4월이 회사채가 만기인 주요 기업 중 대한항공은 BBB+ 등급으로 2400억 원 규모다. BBB- 등급의 HSD엔진은 800억 원, A- 등급인 SK건설(560억 원), A등급인 하이트진로(1430억 원)와 풍산(1000억 원) 등 회사채도 만기가 다음달이다.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이 제기되며 회사채시장이 얼어붙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잇단 회사채 수요미달로 잘 드러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1주일 3건의 회사채 수요예측(기관사전청약)이 진행됐으며 일부 미매각이 발생했다. 하나은행(AA0)은 3000억 원 회사채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2700억원의 자금을 모은 데 그쳤다.

키움캐피탈(BBB+)도 500억 원 모집에 나섰으나 유효수요가 170억 원 수준에 머물렀다. 포스파워(AA-)도 500억 원 모집에 300억 원만 자금이 들어와 미매각이 발생했다.

우량 회사채마저 미매각이 속출하며 내달 신용등급 좋지 않은 BBB등급의 회사채 만기상환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지난주 회사채 발행 미매각 속출로 4월 만기 회사채 2400억원의 차환위험이 불거지며 주가가 급락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정상시장이면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들은 보통 새로운 회사채발행으로 만기 회사채를 갚는 차환방식으로 회사채를 상환한다”며 “코로나19여파에 차환발행이 막히며 우량기업이 아니면 만기상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 유동성이 마른 회사채 시장에 단비같은 호재도 있다.

정부는 19일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재가동해 일시 자금난을 겪는 기업에 대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채권담보부증권(P-CBO) 발행을 통해 회사채 시장의 안정화와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지원할 계획이다. 채권담보부증권은 금융기관이 가진 채권의 투기성 등급물을 모아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유동화증권을 뜻한다.

정부는 과거 1999년 대우 사태 이후 30조 원, IT버블 붕괴 이후 20조 원 ,금융위기 이후 10조 원 등 큰 위기 때마다 채권시장안정 대책을 내놓았다. 대책 이후 시장금리는 1~2개월 동안 적게는0.95%, 많게는 2% 넘게 하락하며 효과를 봤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대출시 적용하는 적격담보증권에 은행채 포함 등 금융권에 대한 유동성 지원 방안이 이미 마련된 만큼 주로 우량 회사채 지원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며 “채권시장안정펀드가 가동되면 금리안정과 신용경색이 완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