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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계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상륙 움직임… 멜론 독주 지각변동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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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계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상륙 움직임… 멜론 독주 지각변동오나

2억7000만여 명 이용자 보유 스웨덴의 ‘스포티파이’ 국내 시장 진출 준비
네이버 '바이브' SKT '플로'도 음원정산 방식 바꾸는 등 생태계 변화 시도
시장 선두 '멜론' '지니'는 메뉴 구성 개편 등 소비자 마음 사로잡기 안간힘

스포티파이 연관 이미지. 출처=Sara Kurfeß /Unsplash이미지 확대보기
스포티파이 연관 이미지. 출처=Sara Kurfeß /Unsplash
스포티파이 CI. 출처=스포티파이이미지 확대보기
스포티파이 CI. 출처=스포티파이

2억7000만 명의 이용자 수를 보유한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인 스웨덴의 ‘스포티파이(Spotify)’가 국내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연초부터 스포티파이의 한국 지사인 '스포티파이 코리아'라는 법인을 설립했으며, 최근엔 서울에 사무실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의 한국시장 진출 소식에 음원 업계엔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음원 플랫폼 후발주자에 속하는 네이버 바이브(VIVE)와 SK텔레콤의 플로(FLO)가 음원 정산 방식을 바꾸거나, 실시간 순위를 폐지하는 등 생태계 변화을 시도하고 있다. 국내 음원 시장을 오랜 시간 쟁패해 온 ‘멜론’이 이같은 음원시장 변화에도 계속 독주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스포티파이, 한국 시장 진출 주목받는 이유는


25일 IT업계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는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스포티파이 코리아’라는 신설 법인을 꾸렸다. 이 법인은 지난해 말께부터 한국 서비스 준비 작업을 시작했으며, 지난 1월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한 공유 사무실 공간에 법인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티파이는 지난 2008년 스웨덴에서 출발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다. 유럽 지역에서 인기 몰이를 한 후 2011년 미국 시장에 진출하며 세계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스포티파이는 지난해 말 기준 2억 7000명의 가입자와 유료 가입자 1억 명 이상을 확보해 음원계의 ‘넷플릭스’라 불리고 있다. 이 플랫폼은 이용자 데이터에 기반한 음원 추천 서비스를 업계에서 선도적으로 적용해 이용자들의 큰 호응을 얻기 시작했으며, 방대한 음원 보유량도 강점 중 하나로 꼽힌다.

또한 광고 포함 음원을 들어야 하는 무료 사용자를 기본으로, 광고 없이 더 고도화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유료 구독모델을 함께 운영하는 합리적인 사업 모델로 국내외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특히 스포티파이가 시작한 데이터 기반 음원 추천 서비스는 전세계 주요 음원 플랫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기업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면 국내 음원 시장에도 큰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내 음원 시장은 멜론이 오랜 기간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해왔고, 그 뒤로 후발주자들이 열띤 경쟁을 펼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외국 음악에 관심이 많거나 국내 음원 플랫폼에 만족하지 못했던 이용자들은 스포티파이를 사설 VPN을 통해 이용해왔을 정도였다.

■ ‘후발주자’ 바이브·플로 점유율↑⋯음원 생태계 변화 모색


스포티파이가 수년 전부터 열풍을 일으키자 국내 음원시장에도 ‘음원 큐레이션’ 서비스를 내새운 플랫폼이 등장, 국내 이용자들의 호응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SK텔레콤의 플로나 네이버의 바이브는 취향 중심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콘셉트로 내세워 최근 국내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코리안클릭의 ‘국내 주요 음원 플랫폼별 사용자 변화’ 자료에 따르면, SK텔레콤의 플로는 지난 2018년 14.9%(128만 405명)을 차지했지만, 1년 뒤인 2019년엔 22.2%(213만 1786명)로 크게 늘었다. 네이버의 바이브도 1.4%에서 3.9%로 점유율을 2배 이상 높였다.

반면, 업계 1위를 유지하던 카카오의 멜론은 2018년 점유율 45.2%(419만 6699명)에서 이듬해 39.5%(378만 5012명)로 감소, 점유율 하락세를 보였다.

네이버 바이브 음원 정산 시스템 변경 이미지. 출처=네이버이미지 확대보기
네이버 바이브 음원 정산 시스템 변경 이미지. 출처=네이버

SK텔레콤 플로 실시간 차트 개편 소개 이미지. 출처=FLO이미지 확대보기
SK텔레콤 플로 실시간 차트 개편 소개 이미지. 출처=FLO

이들 후발주자는 그간 국내 음원업계의 공식을 깨는 행보를 보이며 새로운 생태계 조성에도 도전하는 모양새다. 지난 9일 네이버 바이브는 새로운 음원 사용료 정산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그간 음원 플랫폼에서 재생된 전체 재생 곡 수에서 특정 음원 재생 수가 차지하는 비율로 사용료를 정산했던 ‘비례배분제’ 방식을 개편해 개별 이용자가 들은 음원의 아티스트에게 해당 이용자의 이용요금이 전달될 수 있는 인별 배분 방식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 플로의 경우 1시간 단위의 실시간 음원 차트를 폐지하되 24시간 동안의 누적 재생 수를 매시 정각에 갱신하는 형태의 음원 차트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AI 기술을 활용해 그간 플로 이용자의 음원 청취 패턴과 달리 비정상적인 패턴을 보인 사용자를 순위 산정에서 배제한다는 계획이다.

■ “플랫폼 다각화 ‘기대’⋯저작권료 배분 비율 정상화에 긍정적”


이 같은 후발주자의 약진에 그간 국내 이용자들을 꽉 잡고 있던 멜론·지니 등 주요 음원 플랫폼의 영향력이 점점 하락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특히 멜론은 지난해 상반기에는 과거에 자행했던 음원 저작권료 탈취 논란, 하반기에는 실시간 음원 순위 조작과 음원 사재기 논란이 연이어 일어나 이용자들의 여론이 악화된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국내 유튜브 이용자들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유튜브 뮤직' 서비스로 이탈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국내 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콘텐츠 제작사로서는 음원 플랫폼이 다양해져 음원 사용요율이 상호 견제 효과로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새로운 플랫폼들이 자꾸 들어와 저작권 집행이나 사용료 분배가 더욱 투명하게 진행될 경우, 점차 제작사와 플랫폼 사업자간 정당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스포티파이 등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은 시장에 다양한 변화를 불러와 음원 시장 지각변동이 발생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기존 시장 1위인 멜론과 지니 역시 이 같은 후발 주자들에 대응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멜론의 경우 지난해 9월 ‘멜론 5.0업데이트’를 진행, 앱 메인 화면을 이용자 선호대로 조정할 수 있게 하는 등 메뉴 구성 개편과 음원 추천 서비스를 강화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음원 산업 관계자들의 권익 향상 방안에 대해 관련 단체와 기관분들과 논의하고 있다”면서 “업계 내 다양한 의견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의견 경청한 것을 바탕으로 더욱 좋은 서비스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2위 업체인 지니뮤직 역시 지난 17일부터 이용자 이용 스타일별, 기존 음악감상 이력별 추천 서비스를 업데이트하는 등 더욱 세분화된 음악 큐레이션 서비스 제공을 위해 서비스를 계속 개편하고 있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