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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한화그룹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첨병 ‘한화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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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한화그룹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첨병 ‘한화시스템’

김승연 회장의 태양광 이은 ‘선택과 집중’…방산 계열화 구축
첨단방위사업·ICT융합으로 기술 고도화로 실적 경신 행진
양대 축으로 사업영토 넓혀…美 ‘에어택시’투자, 신사업도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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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 차원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을 가속화해 4차 산업혁명 시대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자. 올해가 그룹 디지털 혁신의 원년이라는 각오로 실질적인 변화와 성장의 기회로 이끌어야 한다”(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올해 신년사)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해 기존 사업과 융합해 고도화를 일궈낸 후 한화그룹의 재도약을 이뤄내겠다는 게 김승연(68) 한화그룹 회장의 구상이다.
김 회장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최전선에는 한화그룹 계열사의 시스템통합(SI)·정보통신기술(ICT)서비스 사업과 첨단 방위산업을 책임지는 한화시스템이 그 선봉에 서 있다. 한화시스템은 첨단 방위산업과 ICT 사업이라는 양대 축을 통해 사업 영토를 넓혀가며 한화 핵심 계열사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에 창궐해 각 기업마다 ‘디지털 전환’ 필요성이 요구되면서 한화시스템 역할에 더욱 시선이 쏠린다.

◇삼성에서 한화로...첨단 방산+ICT 융합 ‘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은 첨단 방산전자 솔루션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방산기업이다. 지난 1978년 1급 방산업체로 지정돼 방위산업에 진출한 한화시스템의 전신은 삼성항공산업(주)다. 이후 2001년 삼성전자와 프랑스 방산기업 탈레스(Thales) 간 합작으로 설립된 삼성탈레스로 회사 이름을 바꾼 후 2015년 한화와 삼성그룹간 빅딜로 한화 품에 안겨 ‘한화탈레스’로 거듭났다.

그후 2016년 한화시스템으로 사명을 변경한 후 한화의 SI사업을 담당한 한화S&C를 합병해 ‘통합 한화시스템’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11월 코스피 상장 등을 거쳐 4년 만에 한화그룹 핵심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한화시스템 방산부문은 감시정찰(ISR)시스템과 지휘통제통신(C4I), 종합군수지원(ILS) 등 무기 운영에 필요한 장비와 부품,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개발한다. ICT 부문은 한화그룹의 ICT 사업을 전담하고 금융·제조·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ICT서비스를 제공해 빅데이터, AI, 블록체인 등 미래 사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화시스템 방산부문은 전략 무기 운용에 필요한 첨단 시스템 개발과 ICT부문의 SI역량을 결합해 기존 사업의 고도화와 신규 사업을 개척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    사진=한화그룹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김승연 회장 사진=한화그룹 홈페이지


◇태양광 이은 방산 수직계열화 구축…김승연의 ‘신의 한수’


한화시스템은 삼성과의 빅딜을 통해 (주)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디펜스의 4개 방산 계열사간 수직 계열화를 구축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이는 김 회장의 태양광 산업의 ‘수직계열화’ 성공에 이은 또하나의 '신(神)의 한수'라는 평가를 받는 대목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10년부터 태양광 사업을 집중 투자했다. 중국의 태양광 공급 과잉에 따른 침체기 속에서도 김 회장은 태양광의 재도약을 예견했다. 당시 김 회장은 경쟁력이 없거나 시너지가 부족한 사업 부문은 과감히 매각하고 석유화학과 태양광 사업 부문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따라 한화는 2010년부터 중국 태양광업체 솔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해 한화솔라원으로 바꿨고 독일 태양광업체 큐셀을 인수해 한화큐셀을 출범시켰다. 이어 한화케미칼에 투자해 폴리실리콘 생산 설비를 갖추며 폴리실리콘부터 셀, 모듈, 발전소까지 태양광 산업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그후 김 회장은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을 합병해 기술과 생산규모 면에서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해 결국 태양광 사업 진출 약 10년 만에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는 2015년 한화의 삼성그룹 방산·화학 4개 계열사 인수를 일궈낸 김 회장의 또다른 ‘선택과 집중’이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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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시스템, 방산·ICT 분야 ‘시너지 효과’ 발휘


한화시스템은 방산과 ICT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매출액 1조5460억 원, 영업이익 858억 원을 달성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1조3360억 원)에 비해 매출액은 16%, 영업이익은 15% 늘어난 성적표다. 방산부문에서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705억 원과 454억 원을, ICT부문은 매출액 4490억 원, 영업이익 403억 원을 달성했다.

한화시스템은 또 지난해 연간 수주액 2조2000억 원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2018년에 비해 수주액이 무려 167% 상승한 것으로 당초 목표 대비 150%를 달성한 역대 최대 규모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5500억 원 규모의 항공기용 피아식별장비 사업(IFF Mode5)과 4700억 원 규모의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등 대형 수주 계약을 따냈다. 또한 국방과학연구소(ADD)와 2220억 원 규모의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 다기능 레이다 시제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한화시스템은 120억 원 규모 초소형·경량 위성 계약과 동시에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630억 원 대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KF-X) 자동지형추적(ATF)용 지형추적컴퓨터(TFC)개발 사업을 연달아 수주해 국내 최고 방산전자 업체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코로나19가 전세계에 확산돼 경영 불확실성이 전 산업 분야에서 커지고 있지만 방위사업 특성상 각국 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사업 변동성이 크지 않다는 점도 한화시스템의 강점이다.

전 세계 국방예산은 증가 추세다. 2016년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국방예산은 약 1조6900억 달러(약 2126조 원)다. 특히 향후 5년(2018년~2022년)간 세계 국방 예산은 3% 가량 성장해 2022년에는 약 1조 87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전 세계에서 국방비를 가장 많이 지출하는 미국(6100억 달러)도 테러 위협 증대 등에 따라 점차 군비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2018 세계 방산시장 연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2017년 44조 원의 국방비를 지출해 세계 10위를 기록했다.

방산을 미래 주력 사업으로 꼽고 있는 한화는 오는 2025년까지 방산 부문 매출을 지난해 4조5000억원에서 12조 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한화시스템 ICT부문도 지난해 5452억 원의 수주실적을 기록해 2018년보다 603억 원 초과하는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ICT부문은 그룹내 SI기업으로 블록체인, 클라우드, IoT 등 미래 기술 개발로 DT기반 사업모델 발굴 등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또한 계열사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강화에 따른 수요 증대로 향후 사업실적 또한 개선될 전망이다.

김연철 한화시스템 대표는 "앞으로도 국내 유일의 방산전자·ICT융합기업으로 두 부문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해 독보적인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4차산업혁명시대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신사업 기회를 지속 창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미래 신사업 발굴 박차…‘에어택시’ 시장 진출

한화시스템은 미래 신사업 발굴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미래 신사업 발굴의 하나로 에어택시 시장 진출을 발표하고 미국 개인항공기(PAV) 전문기술 보유 기업 오버에어에 약 300억 원을 투자했다.

에어택시는 교통체증과 도로 인프라 확충 한계, 대기오염과 소음 등 환경 이슈를 극복할 새로운 운송 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도심항공 교통 시장이 2040년까지 1조 5000억 달러(177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에어택시는 미국에서 오는 2023년에 시범 서비스를 시작으로 2025년에 상업화에 돌입한다.

오버에어는 세계적인 승차 공유서비스 기업 우버가 추진 중인 ‘우버 엘리베이트(Uber Elevate)’ 의 핵심 파트너사 중 하나인 ‘카렘 에어크래프트 (Karem Aircraft)’에서 분사된 기업이다.

한화시스템의 오버에어 투자는 지난해 말 미국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최종 승인을 받았으며 올해 1월 미국산업보안국(BIS)으로부터 특수유출허가 승인도 취득했다. 또한 한화시스템은 올해 2월 오버에어 개소식과 더불어 오버에어의 PAV ‘버터플라이(Butterfly)’의 공동개발에도 합류했다.

한화시스템은 PAV 전담팀을 통해 오버에어와 협력채널을 구축하고 PAV 기체 공동개발을 시작으로 국내외 유수 기업들과 협력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