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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여객수 1만명 이하 인천공항공사, 사상초유 '셧다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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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여객수 1만명 이하 인천공항공사, 사상초유 '셧다운' 되나

공기업 최초 시설폐쇄 검토 단계 돌입...3천명 미만땐 3단계 비상운영, 최소기능만 유지 계획
김포·제주공항 감소 규모 상대적으로 적어 대책본부 수준 대응...한국철도는 열차운행 유지

인천국제공항공사 구본환 사장(가운데)이 26일 인천국제공항공사 회의실에서 비상경영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이미지 확대보기
인천국제공항공사 구본환 사장(가운데)이 26일 인천국제공항공사 회의실에서 비상경영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이 개항 이후 최초로 하루 이용객 1만 명 이하로 내려가는 등 사상초유의 셧다운(일시적 폐쇄) 위기에 직면하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27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전날 26일 비상경영대책회의를 열고 공기업 최초로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공기업의 비상경영체제 돌입은 철도이용객이 급감한 한국철도(코레일)가 이달 초부터 시작했고, 28일부터 주말 KTX 운행 횟수를 약 9% 감축하는 등 일부 축소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철도는 국민의 이동권 보장 차원에서 일반열차와 평일 KTX 운행 횟수는 기존대로 유지하면서 '승객간 거리두기' 좌석배정을 하고 있다.

따라서 셧다운 등 시설기능 축소 계획까지 담은 비상경영체제 돌입은 인천공항공사가 공기업 중 처음이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 하루 여객 수은 지난 1월 25일 처음 전년대비 감소하기 시작해 2월 4째주 –51.1%, 3월 3째주 –91.8% 등 가파른 감소세를 보였다.

급기야 지난 24일 9316명을 기록, 2011년 개항 이후 처음 1만 명 미만으로 내려갔다. 평소 일일 여객수 20만명 안팎에 비하면 20분의 1 이하로 줄어든 셈이다.

지난 23일에는 인천공항 출발·도착 예정 여객편 수(107대)가 제주공항(223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인천공항 연간여객은 전년대비 70% 가량 급감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공사는 비상경영체제를 통해 여객수 추이에 따라 단계별 비상 공항운영을 검토하기로 했다.

일일여객이 7000~1만2000명일 경우, 1단계 비상운영(공항 기능 축소)을 검토한다.

이 단계에서는 입·출국장 축소, 셔틀트레인·체크인카운터 등 여객시설 축소, 활주로·수하물처리 등 기본시설 축소 운영을 검토한다.

일일여객이 3000~7000명일 경우 2단계 비상운영인 '부분 셧다운'(일부 상업시설 등 매장 중단, 제3활주로 폐쇄, 탑승동 운영중단, 기타 서비스 중단 또는 축소)을 검토한다.

일일여객이 3000명 미만으로 감소할 경우 3단계 비상운영인 '셧다운 확대'(필수 서비스를 제외한 대부분 상업시설 중단, 전기·가스·수도 등 최소 기능만 유지, 계류장·주기장·수하물처리 등 기초서비스 최소 유지)를 검토한다.

해외 공항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으로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공항은 터미널을 한시적으로 폐쇄했고, 네덜란드 스키폴공항은 탑승구 등 터미널 일부 시설을 축소 운영하고 있다.

또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당기순이익 대폭 감소에 따라 9751억 원을 채권발행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을 수립하는 등 재무관리 비상대책도 추진한다.

사회적 책임 이행과 고통분담을 위해 4개월간 사장 등 경영진의 급여를 30% 반납하고 경상경비 절감 등 예산절감에도 나설 계획이다.

반면, 공항산업 관련 업계 지원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정부의 지원대책에 따라 254억 원 규모의 사용료 감면과 4710억 원 규모의 납부유예를 시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여객 추이에 따라 임대료 감면 등 추가 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상 긴급 경영자금 지원 등을 검토하는 동시에 지역농가를 위한 지역농산물 판로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구본환 사장은 "공항산업의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전사적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게 됐다"며 "대한민국 관문인 인천공항의 방역에도 총력을 다해 지금의 위기를 인천공항을 포함한 우리나라 공항산업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기회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을 제외한 전국 14개 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는 김포·제주공항 국제선 전면중단 등 인천공항 못지않게 국제선 여객수가 줄었지만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적은 국내선 유지 덕분에 아직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지는 않고 '코로나19대책본부'만 운영하고 있다.

지난 3월 1째주(1~6일)에 전국 14개 공항의 국제선 이용객 수는 전년동기대비 92.2% 감소했지만 같은기간 국내선 이용객 수는 전년동기대비 57.4% 감소하는데 그쳤다.

지난 18일 한국공항공사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전북 완주·진안·무주·장수)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이달부터 당기순손실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코로나19 사태가 오는 4월 종식될 경우, 올해 전체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1262억 원 흑자에서 645억 원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며, 6월 종식될 경우 올해 전체 당기순이익은 1474억 원 적자, 7월 종식될 경우엔 1869억 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