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과 유사한 약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학계 일각에서 최근 들어 제기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 태통령이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가진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한데 이어 트윗을 통해서도 “의료 역사를 뒤집을만한 치료제”라고 띄웠으나 아직은 코로나19와 관련한 이 약물의 효과를 단언하기 이르다고 28일 보도했다.
가디언은 멀리 갈 것도 없이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의 책임자로 일하고 있는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트럼프의 주장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우치 소장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과는 일부 개인들의 경험담일뿐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CNN도 NIAID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활용하는 문제가 진지하게 검토되고 있는지 확인한 결과 그런 움직임은 전혀 없다고 전했다. NIAID는 다만 잠재적인 치료제 후보의 하나로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한 시험은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 몇가지 약물이라고 NIAID가 홈페이지에서 밝힌 것 가운데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없으며 또다른 미 연방정부 산하 보건당국인 생물의학첨단연구개발국(BARDA) 홈페이지에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전혀 언급되지 않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를 언급하기 시작한 것은 프랑스 연구진이 최근 국제화학요법학회(ISC) 공식 학술지 IJAA에 발표한 내용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의학전문매체 청년의사에 따르면 국립중앙의료원 산하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국내 코로나19 환자에 적용하는 문제에 대해 "검증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놨다.
이 자리에서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은 “최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해 프랑스 연구진들이 발표한 내용을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해당 연구는 소규모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엄격하게 효과를 판단할 수 있는 경우는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안지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