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보당국은 전 세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 실태 파악에 분주하지만, 사정에 정통한 미 정부 소식통 5명에 따르면 중국, 러시아, 북한에 대한 정보 수집력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한다. 2명의 관계자에 의하면 이란의 코로나19 전모를 파악하는 것도 곤란한 상황이며, 지배 계급 및 일반 시민의 감염 예나 사망자에 관한 정보는 국영 미디어나 소셜 미디어에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엄격한 정보 통제를 해 평시에도 국가 지도부에 대한 정보 수집이 어려운 이들 4국을 미 정보당국은 ‘하드 타깃’으로 인식해 왔다. 그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들 4개국의 감염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코로나19의 사회나 경제에 대한 영향을 억제하는 국제적 대처방법를 세울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2013~2017년 미국 해외재해원조실 책임자로 있으면서 에볼라 대책에도 관여했던 제러미 코닌딕 세계개발센터 선임연구원은 “세계 감염 다발지역이 어디인지, 어느 지역에서 감염이 늘고 있는지를 가능한 한 정확하게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국내 감염 사례가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국제원조기구에 마스크나 검사키트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북한 내 감염 규모는 전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에서는 6일째 하루 감염자가 급증추세를 보이면서 당국이 전국을 봉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러시아는 14개국이 인접해 있고 무역 및 여행의 허브이기도 해 감염 상황의 전모 파악이 중요하다.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주 러시아와 이란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부족함을 시사했고 중국은 가짜 정보를 확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새로운 국내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최근의 보고에 대해 믿을 수 없으며, 정보당국도 중국이 코로나19에 잘 대응할 수 있을까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코닌딕은 “중국 정부가 감염확산 초기 심각성을 숨겼으나 현재는 숫자를 조작하는 느낌이 없다고 본다며, (감염이) 급증했고 신속히 제동을 걸었다는 의미에서 중국은 가장 성공한 나라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중국의 감염자 수가 사실이라면 중국의 접근법을 이해하고 적합하게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