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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해외 연구팀 “코로나19 바이러스 오랜 세월 사람 간 감염 통해 진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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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해외 연구팀 “코로나19 바이러스 오랜 세월 사람 간 감염 통해 진화 가능성”

해외 연구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오랜 세월 동안 사람 간 감염을 통해 병원성이 진화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해외 연구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오랜 세월 동안 사람 간 감염을 통해 병원성이 진화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는 기원과 분자구조 등 상당수가 아직 규명되지 않은 미지의 바이러스다. 그래서 ‘인위적으로 제작된 것이 아닌가?’라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소문도 그럴듯하게 퍼져나갔다. 미국 콜로라도주립대의 찰스 캘리셔 교수 등 국제연구팀은 2020년 2월 19일 자 의학잡지 ‘란셋’에 이 같은 음모론을 강하게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 인위적 유전자 조작 음모설 전면 부인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코로나19의 유전자 배열 데이터를 분석해 3월 17일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인위적으로 제작됐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인정되지 않았다는 연구논문을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의 숙주세포로 침입하기 위해 필수적인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해 해석했다. 특히 숙주세포에 달라붙는 후크 같은 역할을 하는 수용체결합도메인(RBD)과 숙주세포를 찢고 바이러스를 침입시키는 절단 부위라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두 가지 기능에 주목했다.

그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수용체 결합도메인은 사람의 숙주세포 밖에 있는 ACE2 수용체를 효과적으로 표적으로 삼도록 진화하면서, 사람의 숙주세포와 결합하기 쉬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인위적인 유전자 조작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연도태에 의한 것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체적인 분자구조로도 이 결론을 뒷받침했다. 만약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위적으로 제작된 것이라면 기존 병원성 바이러스의 분자구조를 바탕으로 제작될 것이다. 그러나 일련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분자구조는 사스 코로나바이러스(SARS-CoV)나 MERS 코로나바이러스(MERS-CoV)와 같은 기존의 코로나바이러스와는 확연히 달라 오히려 박쥐나 센잔박쥐에게서 나타나는 바이러스와 비슷했다는 것.

■ 사람과 박쥐 사이 중간 숙주 관여설도

그렇다면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어디서 왔을까? 연구팀은 이에 대해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우선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 이외의 숙주에서 자연도태를 통해 현재의 병원성을 획득할 때까지 진화했을 가능성이다. 사향고양이에 직접 접촉해 인체에 감염된 사스(SARS) 코로나바이러스나 낙타와 접촉해 사람이 감염된 메르스(MERS) 코로나바이러스에서는 이런 경로를 통해 감염이 확산됐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박쥐가 숙주인 코로나바이러스와 흡사한 점으로 미뤄 박쥐가 감염원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박쥐에서 인간으로의 감염은 확인되지 않아 사람과 박쥐 사이에 중간 숙주가 관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 오랜세월 사람 간 감염통해 진화 가능성

한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병원성이 없는 상태에서 사람 이외의 숙주에서 사람으로 옮겨갔으며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친 인간사이의 감염으로 현재의 병원성까지 단계적으로 진화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수용체 결합도메인은 천산갑의 여러 코로나 바이러스와도 흡사하기 때문이다. 천산갑의 코로나바이러스가 직접 또는 사향고양이나 펠렛 등 중간 숙주를 매개로 인간에게 감염됐을 수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히 해명되어 있지 않지만, 과학적인 접근에 의하며 자연 기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학연구를 지원하는 영국의 공익신탁단체 ‘웰컴 트러스트’의 역학 전문가 조지 골딩 박사는 일련의 연구성과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해 널리 알려진 소문에 대해 증거에 입각한 견해를 피력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