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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FAO‧WHO‧WTO 사무총장들 “코로나19 여파 심각한 식량난 초래할 것”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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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FAO‧WHO‧WTO 사무총장들 “코로나19 여파 심각한 식량난 초래할 것” 경고

영국에서 코로나19 감염증이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시민들의 사재기로 텅 빈 런던의 한 슈퍼마켓의 모습. 이미지 확대보기
영국에서 코로나19 감염증이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시민들의 사재기로 텅 빈 런던의 한 슈퍼마켓의 모습.

현재 진행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위기에 당국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세계적인 식량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고 1일(현지시간) 유엔(UN) 전문기구인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 관련 기구인 세계무역기구(WTO) 등 3개 기관 사무총장이 경고하고 나섰다.

세계의 많은 정부가 바이러스 확산을 늦추기 위해 락 다운(도시봉쇄)에 나섰지만, 이로 인해 국제무역과 식료품의 서플라이 체인(supply-chain‧공급망)에 심각한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많은 나라에서 락 다운 대상이 된 도시 주민들이 ‘패닉’에 빠지면서 사재기에 나서며 슈퍼마켓 진열장이 텅 비었다. 이것은 식료품의 서플라이 체인의 취약함을 나타내고 있다.

FAO 취동위(Qu Dongyu) 사무총장, WHO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 사무총장, WTO 호베르토 아제베도(Roberto Azevedo) 사무총장은 연명으로 공동성명을 내고 식료품 입수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수출제한이 일면서 국제시장에서 식료품 부족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근거 없는 엄포가 아니다.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쌀 생산국인 인도와 베트남이 국내 쌀값 상승을 피하려고 수출을 규제한 결과, 쌀 국제가격이 급등하고 일부 개발도상국에서 폭동이 일어났다. 러시아는 밀의 국내 가격상승을 막기 위해 이미 비축분 방출을 단행했으며 수출 규제도 검토하고 있다. 세 기관의 경고는 러시아를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보다 장기적으로는 봉쇄 명령과 인력의 이동 제한에 의해 농업노동자의 확보나 식료품의 시장 출하가 불가능해져 농업생산이 혼란스러워질 위험이 있다. 신속하게 타개책을 찾지 않는 한 미국에서는 멕시코에서 오는 계절적 농업노동자 부족으로 많은 작물의 생산이 위험에 노출된다. 서구에서도 북아프리카와 동유럽 노동자 부재로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FAO의 시니어 이코노미스트 압돌레자 압바시안(Abdolreza Abbassian)은 AFP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위기는 이제 막 시작됐다며 생산보다는 오히려 수송이나 로지스틱스의 문제라고 말해 인구와 수출국으로서의 역할의 크기로 지난달 25일부터 전국에서 3주간 락 다운에 들어간 인도의 상황이 열쇠를 쥐고 있다고 전망했다. FAO, WHO, WTO 사무총장들은 식료품 공급망과 직접 관련된 사람과 그 이외의 사람 모두 건강을 지키고, 공급망을 유지하는 데 있어 식량 생산, 가공, 유통에 종사하는 노동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는 슈퍼마켓의 계산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도 있어 일부의 노동자는 감염 예방조치나 방호 장비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직장을 포기하고 있으며, 실제로 미국에서는 고급 슈퍼마켓인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에서 직장 포기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FAO, WHO, WTO는 코로나19 대응책이 초래하는 식료품 부족을 피하려면 국가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