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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北 백명수 위생지도국장 "우리는 코로나19 피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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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北 백명수 위생지도국장 "우리는 코로나19 피해 없다"

LAT "김정은 정권, 감염자 진단검사 불가능해 정보 차단 의혹"

지난 2월 22일 북한 평양 시내버스의 마스크를 착용한 승객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월 22일 북한 평양 시내버스의 마스크를 착용한 승객들. 사진=로이터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북한이 고수하고 있으나 코로나19 진단검사 능력이 없는 김정은 정권이 사실을 은폐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LAT는 북한 국무원 보건부 산하 위생지도국의 백명수 국장이 지난 1일 평양에서 외신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아직 청정지역이라고 주장했다는 사실을 일본 교도통신의 보도를 인용해 전하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백 국장은 교도통신과 인터뷰에서 “그런 바이러스가 우리나라처럼 인구도 적고 땅도 좁은 나라에서 퍼졌다면 수만 명의 삶을 앗아가는 심각한 재난이 발생하는 것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코로나19에 따른 피해가 크지 않음을 강조했다.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도 3일자 논설에서 “전 세계가 악성 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의 피해로 인한 대혼란 속에 빠져 전전긍긍하고 있는 때에 우리나라에서는 단 한 명의 감염자도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의학적 감시대상자가 전국적으로 500명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LAT는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북한의 코로나19 감염자를 공식적으로 추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대북 제재 등으로 의료시스템이 열악한 상황에서 진단 검사를 대대적으로 벌일 능력이 되지 않는 김정은 정권이 정보를 차단하고 있다는 게 외부 관측자들과 전문가들의 시각”이라고 전했다.

북한 청진철도국 위생방역소에서 일한 의사 출신으로 지난 2011년 탈북한 최정훈 고려대 연구교수는 LAT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는 북한 정권의 실체를 그대로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면서 “북한 정권은 국민의 건강을 챙기는 것보다 체면을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나기 샤픽 전 세계보건기구(WHO) 평양사무소 담당관도 “북한이 초기에 내린 강경한 조치를 보면 북한 정권이 코로나19 사태의 위험성을 얼마나 잘 인식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초기의 강한 조치란 북한이 코로나10 사태 초기에 중국과 연결된 국경을 아예 봉쇄한 조치를 말한다.

그는 “북한에는 코로나19에 대응할 약품도 진단시약도 없고 방역에 필요한 보호장비도 없다”면서 “국경을 막는 것 말고는 다른 방도가 없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안지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