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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코로나19 쑥대밭’ 만든 ‘허풍쟁이’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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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코로나19 쑥대밭’ 만든 ‘허풍쟁이’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지난 3월 초만 해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는 독감과 같은 것이며, 미국 내 위험은 매우 낮고 바이러스 확산이 불굴의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며 "코로나19는 미국에서 매우 잘 통제되고 있으며 미국은 아주 좋은 상태"라고 낙관론을 펼쳤다.

그러나 트럼프의 이 같은 말은 불과 한 달 만에 완전히 바뀌었다. 말뿐만이 아니라 그의 표정까지 사색으로 변한 것처럼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 미국이 '치명적시기', '참혹한 시기'에 진입하고 있다면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언급에서 “코로나19는 기온이 따뜻해지면 사라질 것 이고 아주 계절적인 질병"이라던 ‘허풍’은 찾아볼 수 없다.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의 백악관 브리핑에서 "아마도 이번 주와 다음 주 사이가 가장 힘든 주가 될 것이다. 이는 아마도 가장 힘든 주가 될 것"이라며 "불행히도 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도 한국 같았으면 문재인 대통령은 야권과 보수언론의 집중포화를 받았을 것이다.

'전시 대통령'을 자임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현 상황을 전쟁에 비유하며 사망자 발생 전망과 관련해 1∼2차 세계대전 사망자 수에 비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불행하게도 매우 치명적인 시기가 될 것이다. 우리는 매우 참혹한 시기에 다가가고 있다"며 "나는 우리가 이러한 종류와 같은 사망자 숫자를 일찍이 보지 못했다고 진짜 믿는다. 아마도 세계대전, 1차 세계대전 또는 2차 세계대전 기간에…"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화법과 스타일을 볼 때 이런 언급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이날로 30만 명을 넘어서는 등 급증세가 이어지는 상황에 대한 심각한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을 ‘코로나19 쑥대밭’으로 만든 책임은 상당부분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대한 위험을 보고받은 것은 지난 1월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위험 경고를 수만 명의 국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치명적인 힘을 가진 존재로 인정하기까지 70일이나 걸렸다. 결국 두 달이 넘는 결정적인 시간을 허비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결정적 시간을 코로나19가 계절병처럼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며 큰 혼란을 안기고, 공중보건 전문가들과 상충하는 메시지만 계속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큰 실수는 발병 초기 감염자 추적·격리에 필요한 진단장비 개발 실패다. 코로나19 감염자 추적·격리가 안 되니 막을 방법이 없고 뒷북만 칠 수 밖에 없는 꼴이 된 것이다.

특히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행정부가 전시에나 볼 수 있을 법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결국은 미국의 침몰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WP의 이런 보도는 백악관부터 질병통제예방센터(CDC)까지 정치적·제도적 실패를 거듭한 데다 대유행을 줄일 기회마저 놓치는 등 총체적 난국에 빠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인공호흡기를 비롯해 필요한 장비를 수량만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뉴욕은 위기에 빠져있다"고 절규하고 있다.

더구나 사망자가 급증해 임시 시신안치소 설치는 물론 냉동 트럭까지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의료체계가 붕괴된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의료체계는 코로나19가 대유행이 되도록 보호장구조차 조달하지 못하는 민낯을 드러내고 말았다.

한국의 ‘마스크 대란’과는 비교가 안 되는 초강대국 미국의 의료 시스템 붕괴 위기를 몇 주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