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은 그룹 계열사인 자동차부품업체 만도의 기술 경쟁력을 세계 유명업체와 비교해 손색이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려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친환경 자동차 시대에 대비할 방침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여파로 자동차 부품 제조업계가 전반적으로 경영부진을 겪고 있지만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정 회장의 투자의지는 그칠 줄을 모른다.
이를 잘 보여주듯 만도는 4월부터 경기도 판교 제2 테크노밸리에 미래차 연구소 ‘넥스트 M’를 설립한다. 연구소 시공은 그룹 계열사인 한라가 맡으며 2022년 완공 예정이다. 이 연구소에는 앞으로 2년간 934억원이 투자될 계획이다.
‘넥스트 M’은 미래차 핵심 기술인 자율주행 연구개발(R&D)에 집중하며 사업부문 일부를 분리해 전기차 부품 R&D에도 투입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만도는 스타트업 기업에 연구 공간을 빌려주는 등 협력을 강화한다.
만도는 또한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낸다.
만도는 2017년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첨단기술의 요람인 실리콘밸리에 진출했다.
미국에서 거점을 확보하고 인지도를 높인 데 힘입어 만도는 지난해 9월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카누(Canoo)에 '전자제어식 조향 시스템(SBW·Steering by Wire)’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만도는 2021년부터 향후 5년 동안 전기자율주행차 50만대 분량에 이르는 SBW를 카누에 독점 공급한다.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수천억 원에 달한다.
SBW는 기계 없이 센서(전기신호)로 차량 움직임을 제어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세계 최초로 운전대와 바퀴 사이에 기계장치가 연결되지 않은 차량이 등장할 전망이다.
이와 같은 글로벌화 전략에 힘입어 만도는 지난해 매출액 5조9819억 원, 영업이익 2186억 원을 기록했다.
만도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연구와 효율적인 제품개발로 세계 초일류 자동차 부품업체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첨단 자동차 부품 개발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정 회장의 광폭 행보에 눈길이 모아지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