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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하이닉스 "코로나19에도 '효자' 반도체 끄떡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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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하이닉스 "코로나19에도 '효자' 반도체 끄떡없다"

삼성, 반도체가 1Q 실적 선방 이끌어…SK하이닉스도 실적 개선 '청신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4월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이미지 확대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4월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가 효자 노릇을 톡톡하게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국내 산업계가 매출에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은 휘파람을 부르고 있다.

◇코로나19도 무너뜨리지 못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상승곡선'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6조4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3% 증가한 것으로 증권가의 실적 전망치(6조1000억 원)를 훌쩍 뛰어넘었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스마트폰(IM)과 소비자가전(CE) 사업 등이 타격을 입은 가운데서도 반도체(DS) 사업에서 호조가 나타나 실적 선방을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삼성전자가 올 1분기 반도체 사업부문에서 영업이익 4조1000억 원을 거둬들여 지난해 4분기에 비해 19% 성장한 것으로 풀이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D램 판매가격이 지난해말부터 크게 오른데다 D램 수요도 급증해 반도체 부문에서만 영업이익이 4조1000억 원의 좋은 성적표를 거머쥐었다"고 말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 사진=뉴시스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 사진=뉴시스


증권업계는 SK하이닉스도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5.45% 증가한 6조659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효과’에 힘입어 1분기는 물론 2분기 실적도 좋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는 반도체만 취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업종 특성을 반영한 분석이다.

7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1.77% 증가한 6조8062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93.60% 급증한 4569억 원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1분기에도 데이터센터 기업들의 D램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가격 상승도 SK하이닉스 실적호조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3월 반도체 수출, 코로나19 뛰어넘어 지난해보다 27% 늘어

반도체 호조는 지난달 수출 실적에서도 잘 나타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달 1일 발표한 '3월 수출 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코로나19로 세계경제가 얼어붙은 와중에도 오히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늘어났다.


이처럼 최근 몇 달째 이어지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현상이 국내 반도체 업계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3월 DDR4 8Gb D램 제품의 고정 거래 가격은 평균 2.94달러로 2월에 비해 2.08% 올랐다. 특히 D램 가격은 지난 1월 반등을 시작한 이후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문화가 확산되면서 화상회의, 온라인 강의 등이 급증해 반도체가 필수적인 서버 수요가 대폭 늘어난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D램 가격 전망. 자료=키움증권 리서치센터이미지 확대보기
D램 가격 전망. 자료=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증권가 "반도체, 4차산업혁명 힘입어 올해도 지속 성장"


증권가는 올해 국내 반도체 업계의 본격적인 업황회복 시나리오는 변함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최영산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더라도 올해 반도체 업체들의 이익 상승 사이클 궤적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도 "반도체 업황은 코로나19에 쉽게 무너질 체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18일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1회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공지능(AI), 차량용 반도체 산업 성장, 5세대(5G) 이동통신망의 확산 등 신성장 분야에 꼭 필요한 반도체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하이닉스 "공격투자로 경쟁업체 따돌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코로나19 쇼크에도 '반도체 경쟁력'을 극대화해 경쟁업체를 따돌린다는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5일 업계 최초로 D램 공정에 EUV(극자외선노광장비) 기술을 적용하고 본격적인 양산 체제를 갖췄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공정에서 사용되는 EUV 기술을 D램 공정에 적용하면 패터닝(회로를 새기는 작업) 공정의 정확도가 높아져 성능과 수율이 향상되고 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EUV 공정으로 14나노 초반대 '4세대 10나노급(1a) D램 양산 기술'을 개발 중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경기도 평택시 신규 라인을 가동해 증가하는 차세대 프리미엄 D램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양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며 반도체 사업에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SK하이닉스는 D램 생산라인의 미세공정 전환작업을 진행하는 중국 법인에 27억 달러(약 3조2999억 원)를 연 3.2% 이율로 대여해 현금 조달 능력이 높지 않은 중국 법인에 숨통을 틔워줄 방침이다.

또한 SK하이닉스는 최근 비메모리 업체 메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 사업부 인수 펀드에 참여하는 등 종합 반도체업체로의 도약을 꿈꾼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