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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한의 디자인 인사이트(7)] 코로나 19가 바꿔놓은 일상, 재택 근무와 노트북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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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한의 디자인 인사이트(7)] 코로나 19가 바꿔놓은 일상, 재택 근무와 노트북 디자인


현대적인 노트북 디자인의 개념은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으로 유명한 IDEO의 설립자 빌 모그리지(Bill Moggridge)가 디자인한 그리드 컴패스(Grid Compass)가 최초다. 일체형 키보드부터 저장 장치, 폴딩 방식까지 간결하고 정리된 레이아웃이 특징이다. 지금은 상상도 하기 힘든 8MHz의 CPU, 300KB의 메모리에 가격은 무려 8000달러 수준이었다.

좀 더 저렴한 노트북은 5인치 CRT 디스플레이 양 옆으로 5.25인치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를 장착하고 200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으로 1981년에 출시한 ‘오스본 1’이었다. 전문직을 중심으로 어필하며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켜 1년 만에 73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고 2명의 직원에서 3000명까지 성장한 화제의 기업이 되기도 했다. 키보드를 덮개로 상단에 손잡이가 장착된 가방 형태는 한눈에 기능을 알 수 있는 사용자 중심 디자인으로 히트 상품의 특징적 요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오스본 1(왼쪽), 그리드컴패스 1101(오른쪽) ⓒ 위키피디아이미지 확대보기
오스본 1(왼쪽), 그리드컴패스 1101(오른쪽) ⓒ 위키피디아

제대로 된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가 장착된 노트북은 1986년 출시한 도시바(Thoshiba) T3100 모델이며 뒤를 이어 제품명이 노트북이었던 T1100까지 초기 노트북 시장은 도시바를 비롯한 소니(Sony) 같은 일본계 기업들이 주도했다.

최근의 노트북 시장은 매년 10%이상 규모가 줄어드는 반면에 슬림 노트북 시장은 매년 20% 가까이 성장하고 있다. 노트북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슬림 노트북이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것은 불과 5년 전이다.

1㎏이 채 안되는 가벼운 무게를 브랜딩으로 출시했던 LG 노트북 ‘그램’은 2014년 출시 후 10만대를 넘는 판매고로 노트북 시장의 돌풍을 일으켰고 4년만에 100만대를 돌파하여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전체 노트북 시장 규모가 매년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슬림 노트북 카드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LG 그램 17 ⓒ LG전자이미지 확대보기
LG 그램 17 ⓒ LG전자

기능적인 디스플레이구조로 차별화 시킨 제품들도 최근 속속 등장하고 있다. 델 컴퓨터의 XPS 12 컨버터블(Convertible)은 베젤(Bezel)을 별도 구조물로 분리해 내부에서 디스플레이 각도 조절이 가능토록 하여 다양한 작업 환경에 대응했고 에이서(Acer)의 아스파이어(Aspire) R7은 힌지(Hinge) 구조물을 별도로 부착하여 폭넓은 시야성과 작업성을 확보했다.

에이서 아스파이어 R7(왼쪽) ⓒ Acer, 델 XPS 12 컨버터블(오른쪽) ⓒ Dell이미지 확대보기
에이서 아스파이어 R7(왼쪽) ⓒ Acer, 델 XPS 12 컨버터블(오른쪽) ⓒ Dell
칼라나 소재를 차별화한 노트북도 눈길을 끈다. 알칸타라(Alcantara) 소재가 적용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서피스 랩탑(Surface Laptop) 2는 손이 닿는 부분의 마찰계수가 일반 플라스틱보다 적고 알루미늄 커버보다 상대적으로 온도에 덜 민감한 장점이 있다. 휴렛팩커드(Hewlett Packard)의 스펙터 폴리오(Spectre Folio)는 가죽 커버를 중심으로 태블릿 PC처럼 분리가 가능한 구조이다 보니 작업 편의성을 한층 높였다. CMF(Color Material Finishing)만 놓고 보면 가장 완성도가 높은 제품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랩탑(왼쪽) ⓒ Microsoft, 휴렛팩커드 스펙터 폴리오(오른쪽) ⓒ Hewlett Packard이미지 확대보기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랩탑(왼쪽) ⓒ Microsoft, 휴렛팩커드 스펙터 폴리오(오른쪽) ⓒ Hewlett Packard

재택 근무에서 업무 효율성을 높이려면 멀티테스킹 환경에 맞는 빠른 처리 속도 외에도 다대면 커뮤니케이션에 특화된 커넥티비티(Connectivity)가 중요한 항목이다.

이번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 된 재택 근무는 이른바 4차 산업혁명 또는 디지털 변혁으로도 불리는 새로운 업무 환경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 스마트
김정한 계원예술대 겸임교수
김정한 계원예술대 겸임교수

플랫폼의 ‘초연결(hyper connectivity)’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최적화 된 업무 환경은 필수적일 수 밖에 없다.

노트북은 스마트 폰과 달리 생산성을 위한 도구이고 재택 근무의 가장 중심에 있는 제품이다. 차별화된 소재와 친환경적인 사용자 중심 디자인이 확산되는 경향은 백 투 베이직(Back to basic) 즉, 역설적으로 스마트 플랫폼이 강화될수록 사용자는 더 친환경적인 제품을 찾는다는 점이다



김정한 씽크디자인연구소 대표(계원예술대 산업디자인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