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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1세대 제약업체 아성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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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1세대 제약업체 아성 여전

연구개발‧해외진출로 세계 속 제약업체로 비상

(주)유한양행 로고.이미지 확대보기
(주)유한양행 로고.
1세대 제약회사인 ㈜유한양행이 끊임없는 연구개발(R&D)로 세계 속 제약업체로 비상하고 있다.

1926년 설립한 유한양행은 94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도 제약 분야에만 매진하고 있는 알짜기업으로 꼽힌다.
이는 기회를 엿보며 문어발식 확장으로 몸집을 키우는 타 기업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유한양행 임직원 1816명이 기록한 매출액은 1조5000억원 안팎이다. 1인당 무려 8억26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유한양행이 10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러도 1세대 제약업체의 위치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비결은 미래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가 한 몫 하고 있다는 평가다.

1926년 (주)유한양행을 설립한 故 유일한 박사.이미지 확대보기
1926년 (주)유한양행을 설립한 故 유일한 박사.

1978년 평사원으로 입사해 2015년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정희 사장.
1978년 평사원으로 입사해 2015년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정희 사장.

■94년 외길인생… 전문경영 체제 유지

유한양행은 1926년 고(故) 유일한 박사가 창업한 뒤 대표이사직을 연임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사업 초기 유 박사가 1‧3‧5‧7‧11대 대표이사를 역임했지만 1955년까지 33년의 세월 가운데 재임기간은 11년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3‧5‧7대 대표이사를 역임할 당시 평균 재임기간이 1년에 그친다. 더욱이 유 박사는 1969년 대부분의 기업이 꺼리는 전문경영인 제도를 도입하면서 과감한 경영혁신에서 앞장섰다.

현재 유한양행을 이끌고 있는 이정희 사장 역시 평사원으로 입사해 2015년부터 전문경영인을 맡고 있다.

이 사장은 1978년 입사해 유통사업부 상무와 마케팅 홍보담당 상무를 지낸 뒤 경영관리본부장 전무를 역임했고, 2012년 부사장을 거친 뒤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유한양행은 전문경영인 외에도 한눈팔지 않고 국민건강과 관련된 분야에 매진하고 있다는 점도 타 기업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유한양행이 거느린 계열사들은 ▲(주)유한화학 ▲(주)유한메디카 ▲(주)엠지 ▲(주)이뮨온시아 ▲(주)유한필리아 ▲애드파마(주) 등으로 모두 제약, 바이오와 관련된 업무를 한다.

(주)유한양행은 R&D 투자를 늘리면서 매년 2000억원 이상의 수출을 올리고 있다. 사진 위쪽은 유한양행 연구원들이 신약개발 등을 연구하는 모습. 사진 아래쪽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소재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전경.(사진 = (주)유한양행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주)유한양행은 R&D 투자를 늘리면서 매년 2000억원 이상의 수출을 올리고 있다. 사진 위쪽은 유한양행 연구원들이 신약개발 등을 연구하는 모습. 사진 아래쪽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소재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전경.(사진 = (주)유한양행 제공)

■ 연 매출 1.5조… 연구개발비 1천억 이상

유한양행은 지난해 1조480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9년(1조5188억원) 보다 약간 줄기는 했으나, 임직원 1인당 매출액이 8억원을 넘어설 정도 탄탄한 매출구조를 갖고 있다.

유한양행의 또 다른 특징은 R&D투자에 인색하지 않다는 점이다. 유한양행은 2017년 1036억원을 R&D로 사용했으나, 이듬해 1126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382억원까지 불어났다.

끊임없는 R&D 투자는 매년 2000억원 이상 수출을 기록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여기에 세계 각국으로부터 라이선스를 인정받으며 R&D의 가치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 8일 유한양행은 얀센 바이오테크에 기술을 수출해 3500만 달러의 기술료를 수령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에도 베링거인켈하임과 킬리어드 사이언스로부터 각각 8억7000만 달러, 7억8500만 달러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고, 2018년에는 얀센 바이오테크(12억5500만달러), 스파인바이오파마(2억1815만달러)와 계약을 체결했다.

신약과 계량신약 분야에서도 결실을 맺고 있다. 신약의 경우 종양(페암) 분야는 임상3상에 들어갔고, 개량신약 가운데 고지혈‧복합제 2건, 소화기 1건 등도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이처럼 R&D분야에서 꾸준하게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은 54명의 박사를 비롯한 265명의 연구진이 활발한 연구를 진행한 성과라는 평가다.

자료 : (주)유한양행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자료 : (주)유한양행 제공

■ 현금배당률 1%… 미래투자 지속

유한양행은 지난달 액면가 5000원의 주식을 1000원짜리 5장으로 하는 액면 분할을 단행한 뒤 지난 8일 재상장했다. 주가는 분할 전 22만4500원이었다.

재상장 당시 유한양행 주가는 4만4900원에서 출발해 같은 날 4만8900원까지 상승했다가 13일에는 4만7750원으로 마감됐다.

유한양행은 매년 1% 안팎의 현금배당을 하는 특성상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유한양행에 대해 단기 차익을 노릴 경우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기 힘들지만 안정적인 투자를 원한다면 고려해볼 만 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기준 부채비율이 31.6%에 불과하고, 유동비율 또한 317.1%를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재정운영을 하고 있다.

실적 면에서도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다. 유한양행의 영업이익은 2017년 803억원에서 2018년 609억원, 2019년 403억원으로 줄었으나, 전년대비 R&D 비용은 2018년 90억원, 2019년 256억원이 각각 늘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영업이익은 125억원으로 전년(501억원) 대비 75% 감소한 했으나, 이는 해외진출 영향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유한양행은 2018년부터 미국과 우즈베키스탄, 중국, 호주 등 해외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2016년 베트남에 현지사무소를 세운 유한양행의 해외진출은 2018년부터 본격화 됐다. 2018년 판매법인 유한우즈베키스탄을 설립해 중앙아시아 공략에 나섰고, R&D를 위해 미국에도 진출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중국사업을 위한 지주회사 유한HK를 설립한데 이어 류신건강유한공사를 통해 건기식, 화장품, 생활용품판매에도 들어갔다.

이와 함께 호주에 설립한 유한ANZ는 산학협력과 R&D, 신산업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영업이익의 감소가 직접적인 기업의 손실이라기 보다는 미래를 위한 투자가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한 부분이다.

유한양행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R&D투자 확대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치과사업, 의료기기 등 신규사업 진출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이승우 글로벌이코노믹 의학전문대기자 faith82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