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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입성’ 사활 건 호반건설, 신반포15차 수주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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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입성’ 사활 건 호반건설, 신반포15차 수주 ‘올인’

재무건전성‧자금력 바탕으로 강남권 재건축 시공권 첫 도전
사업비 이자 0.5%, 390억 무상품목...‘역마진’ 감수 파격 제안

호반건설이 신반포15차 재건축조합에 제안한 '신반포 호반써밋' 투시도. 사진=호반건설이미지 확대보기
호반건설이 신반포15차 재건축조합에 제안한 '신반포 호반써밋' 투시도. 사진=호반건설


호반건설이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 시공권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신반포15차 수주전에서 반드시 승리해 ‘강남 재건축시장 입성’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포석이다.
21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신반포15차 재건축조합은 20일 오후 구역 인근 엘루체컨벤션 6층 노천옥상에서 시공사 합동설명회를 열었다. 앞서 조합이 진행한 시공사 입찰에는 삼성물산·대림산업·호반건설이 뛰어들며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이 사업은 서초구 반포동 12번지 일대 신반포15차 아파트를 지하 4층~지상 35층 아파트 6개동, 641가구로 재건축하는 프로젝트이다. 공사비는 2400억 원 규모로 인근 반포3주공1단지 3주구와 함께 ‘강남권 알짜 재건축’ 사업장으로 꼽힌다.

건설사 인지도 면에서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형세다. 입찰 초기만 하더라도 업계에서는 5년 만에 강남 재건축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삼성물산과 강남 재건축 대장주로 꼽히는 ‘아크로리버파크(신반포1차)’ 실적을 보유한 대림산업의 맞대결로 수주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호반건설이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조합원들을 위한 파격 제안을 제시하면서 반전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0위권에 오른 호반건설은 신반포15차에 파격적 입찰조건을 제시하며 경쟁사들과 정면승부에 나섰다. 사실상 역마진을 각오한 수준의 무상품목을 제공하고, 사업비도 기준금리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책정했다. 신반포15차를 강남 입성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호반건설이 제시한 신반포15차 재건축 공사비는 약 2513억 원(부가세 포함)이다. 공사비 자체만 보면 삼성물산·대림산업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3사 중 유일하게 공사비에 포함되지 않는 390억 원 규모의 무상제공 품목(고급 주방가구, 가전)을 공사비에 포함시킨 것이다.
사업비 대출이자도 연 0.5% 수준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다른 경쟁사들의 연이자 1.9%, CD(양도성예금증서)금리+1.5% 등과 비교했을 때 파격 수준이다.

이같은 호반건설의 대출 제안은 신반포15차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재건축사업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하는 사업비 부족분은 조합원 분담금으로 메워야 해 조합원들의 부담이 커지지만 호반건설의 금리 제안을 적용할 경우 조합원들의 분담금이 현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신반포15차는 입지가 탁월하고 이미 철거돼 신속한 사업 진행이 가능하다”면서 “사업이 지연되고 있고, 조합원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회사의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파격적인 사업 조건을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호반건설은 조합에 ‘분양 시기(피크타임) 선택제’를 제안했다. 분양시점과 관계없이 동일한 공사비와 사업조건으로 조합원들이 선분양, 후분양 중 유리한 시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경쟁사들은 선분양을 기준으로 각종 입찰을 제안한 상태다.

박철희 호반건설 사업부문 사장은 “전국에서 13만 5000여 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하며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지만, 아직 강남권 대표 단지는 없어 신반포15차 수주에 도전하게 됐다”면서 “신반포15차는 입지가 곧 프리미엄이라고 할 만큼 강남 최고의 입지 여건을 갖추고 있어 호반이 추구하는 브랜드 전략과 부합한다”고 말했다.

우수한 재무 건전성과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타사 대비 파격적인 사업 조건에다 지난 31년간 축적된 주택사업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반포15차를 강남 최고의 명품단지로 만들겠다는 호반건설의 꿈이 현실로 이뤄질 지는 오는 23일 예정된 신반포15차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판가름날 예정이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