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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7000억 수혈받은 아시아나, HDC 인수 탄력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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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7000억 수혈받은 아시아나, HDC 인수 탄력받나?

코로나19 충격에 HDC, 아시아나항공 인수 동력 떨어져
산은·수은 긴급 자금 지원… HDC 향한 ‘당근책’ 풀이
HDC측 “기존 일정에 변화 없다” 인수 의지 재확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지난 21일 아시아나항공에 1조700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지원하기로 결정했다.[사진=아시아나항공]이미지 확대보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지난 21일 아시아나항공에 1조700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지원하기로 결정했다.[사진=아시아나항공]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에 1조7000억 원을 지원키로 함에 따라 매각 절차에 속도가 붙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재정 위기를 겪고 있던 아시아나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심각한 상황으로 내몰리면서 매각 진행이 더디게 진행돼 왔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충격파에 항공업계가 생존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선 HDC현대산업개발(HDC)로서는 미래 불확실성 등 위험 부담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당초 HDC는 이달 중 1조 47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3000억 원의 공모채 발행 등 남은 인수금액의 주금납입과 함께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빌린 1조1700억 원도 갚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절차가 차일피일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1386.7%로, 코로나19 충격파에 올해 부채비율이 급증할 것으로 분석된다. 올 1분기 영업손실 업계추정치는 1634억 원으로 전망될 정도다. 게다가 자산유동화증권(ABS)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떨어져, 자금조달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BBB- 미만으로 떨어지면 채무를 조기상환해야 한다.

HDC는 이달 말까지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게 당초 계획이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열악한 경영환경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인수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었다. 이 과정에서 HDC의 인수 포기설과 인수조건 변경설 등이 꾸준하게 제기돼 왔다.

산은과 수은이 지난 21일 아시아나항공에 1조7000억 원의 자금 지원은 HDC의 이탈을 막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조속히 마무리하기 위한 당근책으로 해석된다.

산은과 수은은 이미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영구채 5000억 원을 인수하고, 한도대출 8000억 원, 보증신용장(스탠바이LC) 3000억 원 등 총 1조6000억 원을 지원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변수에 지원자금도 모두 소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산은과 수은이 기존 규모만큼 추가로 지원한 것은 HDC를 의식한 조치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HDC는 기존 일정대로 인수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HDC 측 관계자는 “인수 일정에 변화된 것이 없다”며 “오는 30일 인수 일정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항공업계에선 산은이 추가 자금을 지원한 만큼 HDC가 인수 일정을 연기하거나 포기하기에는 명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산은과 수은이 다른 항공사들도 최악의 상황에 놓였음에도 인수와는 별개로 1조7000억 원을 지원키로 한 것은 강한 인수 완료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HDC가 인수를 거부할 명분도 없고 부담이 커 기존 일정대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7일에서 연기됐던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와 주금납입 등 인수 절차를 재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 미국 등 모든 국가에서 기업결합심사가 사실상 마무리 된 상태여서 더 이상 인수 절차를 미룰 명분도 없는 상황이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