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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콜롬비아 노숙인 쉼터서 특별한 결혼식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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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콜롬비아 노숙인 쉼터서 특별한 결혼식 열려

23일(현지시간) 콜롬비아의 노숙인 쉼터에서 결혼식을 올린 뒤 입 맞추고 있는 신부 마리아 세실리아 오소리오와 신랑 알폰소 아딜라. 사진=존보닐라이미지 확대보기
23일(현지시간) 콜롬비아의 노숙인 쉼터에서 결혼식을 올린 뒤 입 맞추고 있는 신부 마리아 세실리아 오소리오와 신랑 알폰소 아딜라. 사진=존보닐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퍼지고 있는 가운데 콜롬비아의 노숙인 시설에서 특별한 결혼식이 열렸다.

23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콜롬비아 중부 마리살레스에 있는 노숙인 수용시설에서 신부 마리아 세실리아 오소리오(39)와 신랑 알폰소 아딜라(72)가 백년가약을 맺었다.
다른 것은 특별할 것이 없지만 두 가지가 달랐다. 하객이 전부 노숙인들이었고 신랑과 신부가 마스크를 썼다는 점이다.

이들이 인연을 맺은 것은 한 달 전이다. 선교와 관련한 일을 하는 오소리오는 지난달부터 돈이 떨어져 집세를 낼 수 없게 되면서 이곳의 노숙인 쉼터를 찾게 됐다.

아딜라는 건설업에 종사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일감이 없어지면서 월세를 낼 형편이 못됐을 뿐 아니라 일하던 중 입은 부상 때문에 이곳을 임시거처로 삼게 됐다.

아딜라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아무도 나에게 관심이 없고 환영하지 않았는데 이곳에서는 나를 아끼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을 얻게 됐다”면서 “이곳에서 약을 먹으면서 몸도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신혼부부는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재택 대기령이 끝나는 다음달 11일께 이곳을 떠날 예정이고 아직 마땅한 직업도 없지만 신의 가호가 있을 것으로 굳게 믿었다.


안지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