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개최된 이날 명명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회장, 황호선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배재훈 HMM 대표이사 등 관계자 160여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축사를 통해 “HMM 알헤시라스(Algeciras)호 명명식으로 대한민국 해운 재건의 신호탄을 세계로 쏘아 올리게 됐다”며 “초대형 컨테이너선 열 두 척은 한국 해운업 위상을 되살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치엠엠 알헤시라스호로 명명된 이번 선박은 2018년 9월 계약한 2만4000 TEU(TEU는 20피트(약 6m) 컨테이너 1단위)급 선박 12척 가운데 첫 번째 인도된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이다. 즉 이번에 인도된 선박은 2만4000개 컨테이너를 운송할 수 있는 규모다.
HMM은 지난 2018년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의 하나로 시장 변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국내 조선 3사(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와 약 3조10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선박 20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선박을 시작으로 향후 1~2주 간격으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으로부터 올해 9월까지 2만4000 TEU 급 12척과 내년에는 현대중공업으로부터 1만6000 TEU 급 8척을 인도 받을 계획이다.
이 중 2만4000 TEU 급 컨테이너선 12척은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에서 운영하는 아시아~유럽노선에 투입돼 회원사들과 함께 선복을 채워 나갈 계획이다.
‘에이치엠엠 알헤시라스호에 초코파이를 싣는다면 1TEU에 약 29만개(낱개 기준), 총 70억 개를 실을 수 있다. 이는 전세계 인구가 한 개씩 먹을 수 있는 분량이다. 또한 라면을 적재하면 총 5억5000만 개, 우리나라 전체 국민이 4일 동안(11끼) 먹을 수 있다.
선박 길이는 399.9M로 여의도 63빌딩(264m), 파리의 에펠탑(320m) 보다 길고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롯데타워(555m)보다 작다.
화물 적재량은 세계 최대 규모이지만 선박 승무원은 23명으로 기존에 운영해온 3000~4000 TEU 급 선박 승무원 수와 동일해 비용 원가 경쟁력이 최적화 된 선박이다.
또한 황산화물 배출가스 저감 장치 '스크러버(탈황장치)'를 장착해 올해부터 강화된 국제환경규제에 대비해 연료비 절감이 기대된다.
특히 개방형·폐쇄형이 모두 가능한 하이브리드형 스크러버를 설치해 항만별 스크러버 규제에도 대비했다.
배 사장은 “지금까지 HMM 재건에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준 여러 기관들과 이해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이번 초대형선 확보와 디 얼라이언스 협력 개시를 통해 글로벌 선사들과 당당히 경쟁하며 대한민국 해운산업의 재건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편 HMM은 디 얼라이언스와의 협력도 4월부터 본격화했다. HMM은 하팍로이드(독일), ONE(일본), 양밍(대만) 등의 선사와 함께 디 얼라이언스 정회원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해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하고, 비용구조 개선, 서비스 항로 다변화 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 얼라이언스는 아시아를 비롯해 유럽, 지중해, 북아메리카, 중앙아메리카, 중동, 홍해, 인도 등 전세계 78개 항만에 기항하, 총 33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중 HMM은 27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에이치엠엠 알헤시라스호를 시작으로 초대형선 20척(약 42만 TEU)의 인도가 완료되면 선복량이 현재 45만 TEU에서 약 90만 TEU로 기존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HMM은 추가 발주와 용선(선박을 빌려 영업에 투입)을 통해 2022년까지 약 110만 TEU 수준으로 선복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