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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에 행사취소보험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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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에 행사취소보험 '재조명'

주요 스포츠행사 47% 취소…예상수입의 약 76조 원 감소
국내 행사취소보험 시장 규모 미미 "확대 필요"

글로벌 스포츠행사 취소 현황과 행사취소보험 상품구조. 자료=보험연구원
글로벌 스포츠행사 취소 현황과 행사취소보험 상품구조. 자료=보험연구원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각국에서 행사 취소가 연이어 발생하자 행사의 취소, 연기, 중단, 변경 등에 따른 비용 손실을 보상하는 행사취소보험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행사취소보험 시장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에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비롯해 FIFA 월드컵대회, 윔블던 테니스대회 조직위원회 등이 국제스포츠행사 운영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행사취소보험에 가입해 왔다.
행사취소보험은 행사의 취소, 연기, 중단, 행사기간 단축, 행사규모 축소 등에 따른 경제손실을 담보하는 영업배상책임보험의 한 형태다. 보상금액은 행사 취소 또는 중단에 따른 순손실 금액 또는 연기에 따른 추가비용이다.

행사 주최자의 통제를 벗어난 우연한 사고를 보험사고 대상으로 하며 전쟁, 행사국가 또는 국제사회의 정치 급변, 테러, 기후변화 등 불가항력성격의 자연재해, 행사 주최 측의 재정 사유, 전염병 발생 등에 따른 손실은 일반적으로 보상하지 않는다. 다만 특약을 통해 다양한 위험을 확장해 보장하는 것이 가능하다.

스포츠마케팅에이전시 Two Circles 분석에 따르면 올해 예정된 주요 글로벌 스포츠행사의 47% 가량이 취소돼 코로나19 발생 전 예상수입의 약 620억 달러(약 76조 원) 감소가 예상된다.

IOC는 2004년 아테네 하계올림픽부터 테러, 전쟁,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행사 취소에 대비해 보험회사들로 구성된 신디케이트(Lloyd’s of London) 또는 재보험사로부터 보험상품을 구매해 왔다.

이번 도쿄 올림픽 준비과정에서도 Munich Re, Swiss Re, AXA 등을 통해 보험에 가입했는데 보험가입금액은 Munich Re 수 억 달러, Swiss Re 2억5000만 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상하는 손해는 IOC가 입게 되는 수익상실금액으로 통상 TV중계권료 수입, 입장료 수입, 스폰서 후원 수입금 등이다.

FIFA 월드컵대회, 윔블던 테니스대회 조직위원회 등도 대회 준비 과정에서 동 상품에 가입해 왔다. FIFA 월드컵 조직위원회는 2014년 월드컵과 2018년 월드컵 준비를 위해 12억5000만~15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보장하는 행사취소보험에 가입했다.
윔블던 테니스대회 조직위원회는 2003년 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발생에 대한 우려로 바이러스 관련 담보 조항을 추가한 이후 지난 17년간 보험료로 매년 약 200만 달러를 지출해 왔는데 올해 대회가 취소돼 약 1억4100만 달러의 보험금을 수령했다.

대규모 행사 취소로 인해 관련 담보를 제공한 보험회사들의 손실(지급보험금) 규모는 보험약관상 면책 범위와 보험금 지급분쟁 과정에서 법원해석에 따라 변동할 수 있어 경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약관 해석, 행사취소와 코로나19 간 인과관계 규명 여부, 면책사유 입증책임의 주체(보험사 또는 피보험자) 등이 보험금 지급과정에서 논란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부 보험회사를 중심으로 향후 전염병으로 인한 광범위한 손실과 분쟁 방지를 위해 관련 상품의 지급기준과 보장범위를 명확히 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사태 이후 보험회사가 SARS를 보장대상에서 제외한 사례가 있다.

한편 국내에서도 일부 손해보험회사가 행사종합보험, 행사취소보험, 공연종합보험 등의 명칭으로 행사 취소에 위험을 담보하고 있으나 시장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다.

행사종합보험은 기업보험(특종보험)의 한 형태로 재물손해, 상해, 배상책임, 해상취소 위험을 담보하는 종합보험이며, 기업(계약자)이 원하는 담보만 선택해 가입이 가능하다. 재물손해·상해, 배상책임보험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계약자의 요청에 따라 행사취소위험 담보가 필요한 경우 행사취소보험을 별도도 가입하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행사종합보험 수입보험료는 증가 추세에 있으나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2017년 기준 수입보험료는 약 3억3000만 원으로 2011년 대비 약 25배 증가했다. 총 가입금액은 약 1조1600억 원으로 기본담보에 해당하는 동산(10.4%)과 신체상해(사망·후유장애 77.6%, 의료비 11.6%) 담보가 대부분을 차지하며, 배상책임담보는 0.4%다.

정인영 보험연구원 연구원은은 “팬데믹(Pandemic) 발생으로 대규모 행사들이 취소되고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현 상황은 행사취소보험의 역할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어 향후 보험회사는 행사취소보험 시장을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